효(孝)란
대전 효문화진흥원
효도의 효는 섬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미 효도의 의미는 많이 퇴색되어 역사 속에서 만나는 그런 의미의 효도를 하는 자식들은 많지가 않다.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한 가족을 유지한다는 자체조차 버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장 한 달 후 혹은 1년 후의 먹거리가 걱정이 되는 판에 나외의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필자에게 효자냐고 물어본다면 간신히 불효자를 벗어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글을 쓰면서 수많은 역사 속의 효자들의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그렇게 살 자신은 없다.
효를 가지고 무언가를 말한다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뿌리공원의 입구에 있는 효문화진흥원은 효라는 것만을 가지고 전시관을 운영하는 곳이다. 7월 1일부터 전시체험관을 무료 운영하고 있어서 조금 더 접근성이 좋아진 곳이다.
효문화체험관은 총 5개 전시실이 있는 효 이해실, 효 느낌실, 효공 감실, 효 실천실, 효나눔실로 구성이 되어 있다. 효라는 것에 대해 조금 더 배워보고 다시금 되새기기에 좋은 공간이다. 전국에 있는 효자 향덕 비와 유명 인물들이 행하였던 효에 대해 접해볼 수 있다.
지금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환갑까지만 살아도 잔치를 할 만큼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조선 중기를 지나게 되면 효종 때는 양반, 서인의 신분을 막론하고 80세 이상 노인에게 벼슬을 주었는데 이는 노인의 지위와 권위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으로 노인을 공경하는 것을 임금 자신부터 몸소 실천한 것의 상징이었다.
시대가 바뀌어서 국가가 노인세대에 대한 부담을 해소시켜주지 않으면 중장년층이 더 이상 버티기 쉽지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 경제규모가 크지 않을 때는 옛날 방식의 효가 유효했지만 경제규모가 이전과 상상과 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나는 지금 효보다는 경제활동을 할 인력이 만들어져야 하는 출생률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남다른 관점으로 청년들과 어울렸던 월남 이상재 선생은 "충과 효를 함께 실천하다"를 몸소 보여주었던 분이며 도산 안창호, 만해 한용운, 단재 신채호 선생은 모두 겨레에 대한 효를 직접 실천했던 분들이다.
조선시대에는 80세가 중요한 기준이었다. 세종대에도 남녀의 귀천과 신분을 초월하여 연령이 80세가 넘으면 벼슬을 내리고 쌀을 하사했으며 술과 고기를 내리기도 했다. 세조는 그 연령을 70세 낮추기도 했으며 중종 광해군 등은 행실 등에 대한 기록을 편찬했으며 양로연제도는 대를 이어오면 전해졌다.
조선시대에는 부녀자들의 훈육서가 가문으로 대를 이어 전해졌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더라도 가정윤리는 상당히 중요하다. 가정이 가장 먼저 만나는 교육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도 사실이다. 율곡 이이는 가정윤리를 강조했으며 퇴계 이황은 효사상을 체계화했다. 일이 일인지라 전국에 있는 정려문은 정말 많이 본 것 같다. 나라에서 내린다는 붉은 문인 정려문은 신라시대에 처음 세워졌으며 전국적으로 수많이 세워졌다.
지금은 이제 이렇게 봉분으로 만드는 묘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묘는 효를 상징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조상숭배 사상을 실증하는 지석묘를 비롯하여 선사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으로 지배층의 무덤인 고인돌은 지역사회의 효와 제단, 기념물로써의 역할을 해왔다.
효 :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의 실제는 어버이를 섬기는 것이요. 의의 실제는 형에게 순종하는 것이다.
충무공 이순신의 효는 이미 알려질 대로 많이 알려졌다. 임진왜란에서 삼도수군통제사로 수군을 이끌고 전투마다 승리를 거두어 왜군을 물리치는데 큰 공을 세운 이순신은 충. 효. 의. 신을 중시하는 강직한 성품을 가지고 있었다.
예로부터 효를 강조하기 위해서 다양한 설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아버지께서 엄동설한에 잉어를 먹고 싶다는 말에 실개천에서 잡은 잉어 이야기나 호랑이를 타고 온 홍시, 한겨울에 때 아닌 수박, 솔개가 날라준 고기 등은 교과서에서도 등장을 한다.
옛날에는 불효를 행한 사람에게 곤장을 치기도 했다고 한다. 사실 효는 상호적인 가치라고 볼 수 있다. 부모가 부모가 해야 할 도리를 다하고 자식이 자식이 해야 할 도리를 다할 때 비로소 완성된 효도의 진정한 의미를 접할 수 있다. 그것이 마음에 대한 도리이며 행동에 대한 도리이다. 진심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노력할 때 관계 개선이 이루어질 수가 있다.
"내 아들이 나라밖에서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는 내 알 바 아니다. 그렇지만 이 나라 국민으로 태어나 나라의 일로 죽는 것은 국민 된 의무다. 내 아들이 나라를 위해 죽는다면 나 역시 아들을 따라 죽을 따름이다."
-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
시대가 변한 만큼 전통적인 효에 대한 생각만 고집하는 것도 편협한 생각이다. 효 사상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데 현대적인 의미의 효는 상호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패러다임의 효로 좁은 의미로서는 자녀와 부모의 조화적인 노력을 가지고 있으며 넓은 의미로 보면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의 조화적인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것은 결국 사랑의 확장성을 가지며 상호성을 기초로 조화를 추구해야 균형적인 사회를 이룰 수 있게 된다.
단순하게 보면 가족과 개개인에 국한되어 있는 것 같지만 사회의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효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