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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꽃

제2회 버그내 연호 문화축제

올해로 2회를 맞이하는 버그내 연호 문화축제의 중심은 연꽃이다. 합덕제와 수리민속박물관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는 연꽃이 가장 화사하게 피어나는 한 여름에 열린다. 올해는 폭염으로 인해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초록의 싱그러움과 짙푸른 녹음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버그내 연호 문화축제는 7월 28일과 29일 양일간에 걸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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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축제의 부제는 '연호, 영원한 생명의 꽃으로 피어나다.'였지만 합덕제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은 매년 풍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며 마을 사람들의 축제로 단합을 다져왔다고 한다. 축제장에서는 시, 문인화, 서예, 사진전을 비롯하여 어린이 물놀이 수영장과 자전거 타기, 풍선 아트, 페이스 페인팅, 가톨릭 문화체험을 비롯하여 당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등을 접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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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에 가면 벽골제가 있듯이 당진에 가면 합덕제가 있다. 예당 저수지가 1964년에 완공이 되자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합덕제는 논으로 바뀌었고 이후 복원해야 한다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하여 7만 여 평정도가 복원되었고 지금은 당진에서 연꽃을 볼 수 있는 대표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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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 생명의 꽃이듯이 물은 사람에게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물에서 살아가는 연꽃과 사람은 모두 피어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축제장 옆에는 농업생활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농기구들과 옛날 사람들의 놀이문화도 접해볼 수 있다. 작은 연못에는 화사하게 여름의 연꽃이 만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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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시대 왕이 선농단(先農壇)에서 제를 지내고 몸소 친경(親耕)을 했듯이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농업을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으로 여겨 왔던 우리 민족은 오늘날의 풍년기원제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의례를 행해 왔다. 합덕제에서 첫날 열리는 풍년 기원 제례는 축문 낭독,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 등의 배례가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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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소나기가 내렸지만 전국은 폭염으로 인해 농사를 짓던 짓지 않든 간에 비를 기다리고 있다. 사직단에 음식을 차려놓고 토신과 곡신께 한 해의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례를 올렸으니 이제 비만 기다리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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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이 이곳에 나와서 농산물과 과일을 선보였지만 폭염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었다며 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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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장에 오면 파전에 막걸리 한잔을 곁들이는 즐거움이 있어서 좋다. 제사를 올리는 것은 건강을 기원하며 같이 음식을 먹는 것도 있지만 김매기, 논매기, 모심기 등의 힘든 일을 할 때, 일의 능률을 올리고 피로를 덜며, 나아가서 협동심을 일으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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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기원제는 고대 조선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보통은 제천행사인 삼신제에서 비롯되어 天地神明位(으뜸 신), 神農氏位(농사 신), 山神位(수호신) 등 3位에게 간절한 염원을 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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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는 못했지만 마을 사람들이 함께하는 축제로 그 의미가 충분해 보인다. 합덕읍 성동리 일원 23만 9,652㎡에 조성된 합덕제 또는 연호지, 합덕지로 불리는 저수지는 서기 900년 전후로 후백제 견훤왕이 군마 등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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