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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9. 2018

블랙 회사

나를 이겨야 진정한 승리다. 

점잖아 보이고 예의가 있어 보이는 일본에서도 약육강식은 존재한다. 하물며 한국은 어떠겠는가. 약한 자에게는 강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권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치인들과 판검사들의 일탈을 토로한다.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생활을 영위한다. 직장인 아니면 자영업이다. 직장을 십수 년 다녀본 입장에서 다행스럽게(?) 평사원의 기간은 불과 1~2년 정도였다. 20대 후반에 소프트웨어 파트의 팀장을 맡으면서 그 후에는 주로 부서를 이끌던가 연구소의 실무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다. 대표가 아니더라도 조직을 이끄는 경험은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조화를 끌어내는 방법을 터득해야 되기 때문이다. 


영화 블랙 회사는 직장인의 흑역사를 가지고 만든 영화다. 주인공은 중학교 졸업에 성인이 되어서도 직장생활을 하지 못한 채 8년 동안 집안에서 히끼 노모리 생활을 하던 캐릭터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프로그램을 짜기 위한 기본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정보처리기사는 대학교 4학년에 딸 수 있는데 일본은 학력에 상관없이 프로그래밍 자격증이 있는 모양인지 주인공을 그것을 취득했다. 그러나 직장경험 없고 중졸을 써주는 회사는 월급 적고 미래 없고 야근은 필수인 블랙 회사뿐이 없다.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결국 직장인들을 괴롭히는 것은 능력이 딱히 없는 동료들이라는 것이다. 살다 보니 진정한 적은 자기 내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스스로를 이긴 사람은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 자신과 타협하고 적당하게 넘어가는 사람 치고 제대로 된 사람은 없다. 직장은 또 다른 작은 사회를 반영한다. 직장마다의 규칙은 있지만 그 규칙 속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영화에서처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잘못된 룰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 그것이 정당하지 않은 것을 받아들이라는 것이 아니라 넘어서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 역시 그 G 같은 블랙 회사가 즐비하다.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데 모두들 공무원이나 안정적인 일자리만 원한다는 앞선 세대들의 말은 틀렸다. 그렇게 미래가 없는 20~40대를 보내고 나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경제 호황기이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중심을 이루었던 20세기가 지난 지 벌써 20여 년 가까이 되었다. 영화 블랙 회사가 대안을 제시하던가 통쾌한 결말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냥 일본 특유의 오버스러운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영화였지만 상당수 중소기업에서 겪을만한 일을 보여준 점에 대해서는 의미 있게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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