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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3. 2018

불능범

불가능한 범죄를 실현하는 사람

전화박스의 아래쪽에 자신이 죽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놓으면 무상으로 죽여준다는 전화박스의 남자와 이러한 살인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영화 불능범은 일본 특유의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모든 욕망을 제한하고 살아가는 일본 사람들은 의외의 순간에 폭발하며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영화의 제목인 불능범은 행위자가 예상하고 있는 범행의 목적 또는 수단의 착오로 처음부터 범죄의 실현이 불가능한 경우를 불능범이라 하고 미수와 구별된다. 그 수단이나 목적으로는 범죄의 실현이 도저히 불가능하므로 이것은 살인의 미수범에서 구별하여 당연히 죄가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주관적으로 범죄 의사가 있고 이에 의한 행위가 있어도 그것이 객관적으로 보아서 도저히 실현이 불가능할 때에는 이는 불능범의 범주에 넣는다. 

복수를 대신해주는 남자는 사신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론 법으로 어찌하지 못하는 사람을 벌주는 이로 등장한다. 사채업자, 성추행하는 남자, 직장에서 잘난 체 하는 사람 등 사소한 이유로 혹은 납득되지 않는 이유로 살인을 청부한다. 대신 살인을 청부할 때는 순수한 살해 의지가 있어야 한다. 순수한 살해 의지가 아닐 경우는 그것이 자신에게 돌아오게 된다. 스스로 파멸하게 만든다. 

영화 불능범은 일찍이 일본 드라마로 만들어져 방영된 적이 있고 드라마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그려졌다.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것은 여러 가지 사례로 증명이 되기도 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남자는 사람의 정신을 이용하여 공격한다. 몸에 불이 붙었다고 믿게 만들면 화상을 입고 칼에 찔렸다는 느낌을 들게 만들면 칼에 찔려 죽은 것처럼 흔적이 남는다. 

인간 심연 속에 존재하는 악에 대한 이야기와 인간의 무능 혹은 나약함이 그려진다. 무한하게 강해질 수 있는 것도 인간이지만 누구보다도 약한 것 또한 인간이다. 

마츠자카 토리, 사와지리 에리카가 각기 정신 조종 능력자와 이를 쫓는 여형사로 분했다. 선과 악 모두 우리 안에 있다. 욕망에 의해 돈만 밝히던 사채업자, 남편을 불신하고 증오한 아내, 소년을 믿지 않아 죽게 만든 여형사 등은 모두 욕망에 의해 죽어가게 된다. 자신을 파멸시키는 것은 결국 자신 속에 있는 욕망과 악이다. 외부에서 비롯된 것은 많지가 않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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