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ug 23. 2018

레온

몸이 바뀌는 것은 참 매력적인

카라라는 그룹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카라라는 그룹에 소속되어 있던 강지영이라는 배우가 이 정도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영화가 레온이다. 일본 특유의 오버스러운 스타일이 그려진 레온에서 강지영은 여직원 성희롱을 일삼는 회사의 마초 사장 레오(다케나카 나오토)의 역할을 맡게 된다. 우연한 사고로 인해 두 사람이 돌연 뜻하지 않은 사고에 휘말려 서로 몸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이 그려진다. 보통 아이돌 출신들은 연기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는데 강지영의 연기는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다. 


 '변태 아저씨’를 연기하는 강지영의 장면 장면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비현실적인 설정이나 만화적인 캐릭터들이 넘쳐나지만 그냥 보는 재미가 충분하다. 회사 경영권을 중심에 둔 음모와 코믹한 설정 속에서 이를 굵직하게 풀어가는 서사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회사를 일군다는 것과 자신을 일구는 것은 동일한 맥락상에서 존재한다. 사내 최고 몸매를 지녔지만 초특급 소심녀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받고, 직장도 잘리게 된 레온은 집으로 돌아가던 중 아사히나 사장의 차에 치이게 되는 아주 익숙한 설정도 무난해 보인다.  


일본 배우들의 연기는 오버스러운 느낌은 있지만 인간의 본성을 담고 있다. 그걸 한국 배우가 소화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런데 그녀는 잘 소화해냈고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만약 강지영을 몰랐다면 일본인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최근에 쓰고 있는 것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몸이 바뀐다는 것은 생각보다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자신과 이성과의 몸이 바뀐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는 것 일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것일까. 역시나 오늘도 바쁘고 내일도 바쁠 예정이지만 몸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머리다. 제대로 글을 쓰는 사람 중에 살찐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레온이라는 영화 생각보다 참 재미있다. 레오와 레온의 얽힌 관계를 섬세한 감정선으로 끌고 가는 것도 좋지만 그 정도 연기를 보여준 강지영이 볼만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