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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6. 2018

통마늘 닭볶음

서산 육쪽마늘은 맛있다. 

마늘이 생겨서 요리를 하고 싶은 거야. 요리를 하고 싶어서 마늘을 산거야. 나도 모르겠다. 아무튼 무언가 식재료가 생기면 무언가 해 먹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하게 된다. 통마늘로 어떤 음식을 만들면 좋을 것인가. 간단하게는 소시지 야채볶음을 하면 되겠지만 조금 신경을 쓴 음식을 만들고 싶어 졌다. 그런 요리에는 닭고기만큼 좋은 것도 드물다. 닭다리와 근위를 사서 요리를 해보기로 한다. 


자 준비재료를 세팅하여보았다. 닭다리와 근위, 방울토마토, 대파, 청양고추, 마늘, 무화과, 올리고당, 칠미, 후추, 통깨, 맛술, 마늘 볶은 것, 조림간장, 파슬리다. 마늘의 알이 작아도 맛이 좋다. 주인공이라서 중앙에 두었다. 이 요리를 먹어본 이들은 모두 입을 모아 마늘이 맛있다고 한다. 

요리가 된 것을 입으로 발골을 해본 적은 있어도 생으로 된 닭을 이렇게 발골해본 것은 처음이다. 닭다리 500g과 근위 200g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어서 준비를 해본다. 

닭의 발골(식육 동물을 도살하여 뼈와 고기를 분리하는 일)이 제대로 되었다면 이제 다른 재료를 손질한다. 대파 3/4대, 청양고추 4개를 잘 자르고 방울토마토도 꼭지를 떼고 잘 씻어본다. 그리고 무화과는 양념을 할 때 잘 넣기 위해 손질을 해둔다. 

닭다리의 쫄깃함도 좋지만 근위의 식감은 닭다리를 살짝 퍽퍽하다고 느끼게 할 정도로 쫄깃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보통은 이런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일을 식사한다고 한다. ‘飮’(마실 음), ‘飯’(밥 반), ‘餠’(떡 병), ‘饑’(굶주릴 기), ‘餓’(굶주릴 아), ‘飽’(배부를 포)에 모두 먹을 ‘식(食)’자가 들어간다. 자세히 보면 음식을 담은 그릇의 모양을 닮아 있다. 어떤 것에 담아볼까. 담는 것도 잘 담아야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법이다. 마트에서 용기를 하나 구입했다. 

닭을 먼저 익혀야 하므로 먼저 기름을 두르고 닭고기를 볶기 시작한다. 적당하게 핏기가 사라지고 노릇하게 익기 시작한다면 방울토마토를 넣을 때가 되었다. 


방울토마토를 넣고 다시 볶아준다. 닭 등에서 나온 물이 자작하게 끓기 시작한다. 방울토마토는 껍질이 갈라지기 시작하면서 살짝 벗겨질 때까지 볶아준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은 가장 늦게 등장하는 법이다. 마늘이 투입이 된다. 이런 마늘을 통마늘에서 분리된 마늘 조각인 마늘 모(厶)로  는 자신의 소유에 대한 사사로움을 의미한다. 私(사사로울 사)는 자신이 수확한 곡식에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으로  여든여덟 번 농부의 손길을 거쳐 미수(米壽)된 가을에 재배된 벼를 자신이 갖는다라는 의미다. 

자 소스도 만들어본다. 조림간장 6T, 올리고당 4T, 무화과 2알, 칠미 약간, 후추 약간, 맛술 2T, 마늘 볶은 것 약간을 넣고 잘 섞어준다. 조금 된 것 같으면 물을 조금 넣어주어도 무방하다.

이제 마지막 단계가 왔다. 대파와 청양고추 등을 모두 넣고 다시 위에 소스를 부어준다. 

자작하게 될 정도로 잘 볶아주면 된다. 이제 주변정리를 하는 일만 남아 있다. 요리를 하는 것은 밥벌이를 하는 과정 속에서 꼭 필요하게 거쳐야 하는 일중 하나다. 물론 자신이 안 하고 모두 사 먹거나 주문해서 먹으면 되지만 그러다 보면 세상 사는 재미가 없고 “밥맛이 없는”시기가 오며  삶이 팍팍하게 되면서 “먹고살기 힘들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재미있게 살면 그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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