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란 무엇인가
진수 : 교수님 전 기독교이긴 하지만 천주교이야기는 역사가 있어서 남다르게 다가오는 느낌이네요.
그런데 믿음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현세에서는 마음의 평안을 얻고 사후에는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한 그런 것이 전부일까요? 뉴스를 보면 일부 과격이슬람 단체의 경우 개종을 강요하면서 사람으로는 못할 짓도 하잖아요.
교수 : 무슬림이라고도 이슬람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많아. 그들의 종교는 불교의 깨달음과는 다르지만 그리스 철학이 스며든 종교로 대부분이 비폭력을 지향하고 있어.
진수 : 그럼 왜 그렇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것인가요? 어떤 일이 있든지 간에 폭력은 용서될 수 없는 것 아닌가요? 전 이슬람이라 종교는 회색 같아요.
교수 : 일명 IS라고 불리는 그들은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가지고 있을 뿐이지 전혀 별개라고 봐야지. 만약 폭력을 자행하는 어떤 집단이 기독교를 믿는다고 해서 기독교 전체를 비난할 수 있나? 그건 그 사람의 성향이며 특정 소수집단이 그런 폭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 유대인의 기독교와 이슬람 세계에서 신앙을 정당화하는데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철학적 추론을 사용했다는 점이야.
진수 : 말을 들어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예를 들어 살인자가 쌀밥을 먹었다. 쌀밥을 많이 먹으면 극도의 폭력성이 나올수도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예와 비슷한 합니다.
교수 : 어이가 없는 예이긴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아무튼 오늘은 조선에 천주교가 자리잡게 되는 요람의 역할을 했던 신리성지이야기야. 신리성지는 제5대 조선교구장 다블뤼 주교가 거처하던 곳이기도 하고 1,800년대 천주교 탄압기 때 가장 큰 교우 마을로 4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는데 모든 주민이 천주교 신자였어.
진수 : 어떻게 모든 마을 사람들이 천주교가 될 수 있었을까요. 강제 개종했었을까요?
교수 : 당시 조선에는 불교라는 종교가 있었고 서낭당이나 무당같은 미신도 있었지만 천주교의 교리는 처음 접해보는 신세계 같은 개념 이었을거야. 마치 필리핀 국민들이 1521년 마젤란과 함께 건너온 천주교를 받아들인것처럼 말이야.
진수 : 필리핀도 천주교를 믿는 사람이 많이 있는건가요? 아직 필리핀은 다녀온 적이 없어서요.
교수 : 필리핀 전체 국민중 85%이상이 믿어서 국민종교라고 부를 정도야. 한국보다 훨씬 먼저 천주교가 전파된 곳이 바로 필리핀 세부로 그곳에는 1565년에 세워진 산토 니뇨 성당뿐만이 아니라 1521년에 세워진 마젤란 십자가도 자리하고 있어.
진수 : 그럼 한국보다 훨씬 빨리 서양의 문물이 전해진 곳이 필리핀이겠네요. 그런데 지금 한국보다 못살잖아요.
교수 : 지금 국가의 경제력이나 국민 소득으로만 판단하면 필리핀은 후진국이라고 볼 수 있지만 1950년 한국전쟁때 한국에 군대도 파견했고 1965년 까지만 하더라도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의 10배가 넘는 황금기도 있었어. 이후 당선된 대통령의 부정과 부패로 인해 성장동력을 잃어서 지금의 필리핀이 된 것이지.
진수 : 국가의 리더가 정말 중요하더군요. 주변 친구들 중에 가끔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가기도 하더라구요.
교수 : 필리핀은 해상 무역을 활발하게 해왔던 해항도시이고 특히 필리핀 국교가 카톨릭이 된 역사적 사건과 세계 항해사에 대표적 인물이 교차하는 나라라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나라야. 한국사람들은 저렴한 동남아 여행지로 기억하겠지만 그 나라의 역사를 알면 새롭게 볼 수 있어.
진수 : 그렇네요. 가서 무얼 하면서 놀까는 생각해도 그런 이야기를 접하고 가는 사람은 별로 없는것 같네요.
교수 : 한국에도 카톨릭의 흔적을 가진 성당들이 있지만 세부의 ‘어린 예수’라는 뜻의 산토니뇨 성당만큼 역사가 오래된 곳은 없지. 레가스피가 1565년에 세운 성당으로 ‘성 어거스틴 성당’으로 불리는데 필리핀 사람들에게는 마치 성지와 같은 곳이며 주말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거릴 정도야.
진수 : 한국의 성지와 성당은 조용한 편인데 산토니뇨 성당의 인기는 범국민적인가 보네요. 그곳은 자연스럽게 종교를 받아들여서 그런 영향이 없잖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의 카톨릭은무언가 고개를 숙이고 경건하는 태도를 취해야 될 것 같은데 필리핀의 카톨릭은 마치 축제같은 느낌입니다.
교수 : 마젤란이 선교 당시 왕비에게 어린 예수상(산토니뇨)은 불타는 오두막에서도 타지 않았고 필리핀인들을 그걸 기념하여 축제를 벌이는데 그것이 바로 ‘시눌로그 축제’로 세부에서는 가장 유명한데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거야.
진수 : 아열대 기후에 있는 나라들은 대부분 축제 하나정도는 유명한 것이 꼭 있네요. 천주교 전파가 축제를 만들게하는 시점이 되었다는 것이 좀 특이합니다.
교수 : 필리핀 사람들의 긍정적인 마인드도 한 몫을 한 셈이지. 식민지로 삼았던 스페인이 전해준 아기예수상을 기념하고 지금까지 그걸 지금까지 유지해온 것도 특이하고 막탄섬에는 침략자인 마젤란을 막은 영웅 라푸라푸와 마젤란을 기념하는 탑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는 것을 보면 한국인과는 다른 민족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어.
진수 :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임진왜란과 근대에 한반도를 침략한 일본을 증오하고 그들의 흔적 을 어떻게든 지우려고 하는 한국인과는 전혀 다른 민족성을 가진 것 같거든요.
교수 : 필리핀 이야기는 이정도로 하고 신리성지로 다시 돌아가 이야기하면 지리적으로 중국과 해양 교류가 빈번한 충남의 내포(內浦)지역인 당진, 아산, 예산, 홍성, 서산은 일찍부터 천주교가 자리잡았어. 병인박해때 다블뤼 주교는 흥선대원군과 대화를 하려다 실패하고 보령의 갈매못에서 죽게되지. 그의 죽음은 두 가지 사건을 촉발하게 하는데 하나는 프랑스의 작곡가 구노(Charles - Francois Gounod, 1818.06.17.~1893.10.18.) 가 아베마리아 (Ave Maria)라는 곡을 작곡하여 추모하고 다른 하나는 병인양요로 프랑스의 로즈 제독이 강화도를 점령하긴 했으나 정족산성 공략에 실패하고 청나라로 철군하였어. 이 작은 성공으로 인해 대원군은 쇄국양이( 鎖 國 攘 夷 )정책을 더욱더 굳건히 고수하게 되었는데 구미열강에게 독립된 주권국가로 인식하는 기회가 된 것은 사실이나 마지막 변화의 기회는 놓치게 되지.
진수 : 교수님 이야기를 들으니까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아베마리아는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요? 아 생각났어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라는 영화를 고등학교때 보았는데 거기서 접해본 기억이 있습니다. 모든 일은 우연이 없군요.
교수 : 이전에 소개한 솔뫼성지에서 이곳 신리성지까지는 버그네순례길이라고 해서 약 10여km가 걷기 좋게 조성되어 있어. 제주도의 올레길과 비슷하지만 그 것과 달리 성지순례에 가까워. 신리성지에서 출발하여 걷다보면 성동산성을 살짝 돌아 합덕성당을 지나가게 되는데 그곳 합덕방죽의 개망초 향을 맡으면서 합덕성당에서 멈추어도 좋고 조금 더가서 솔뫼성지를 만나도 좋은데 햇살이 강할때는 썬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아. 그곳까지 그늘이 거의 없거든.
진수 : 부모님 모시고 한번 가봐야겠어요. 오늘도 즐거웠습니다.
교수 : 그래 다음에 보고 다음번에는 철학과 종교에 대한 관점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