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를 만드는 내면의 연약함
영화 목격자를 본 관객들은 개인 이기주의라던가 일반 소시민의 윤리적 갈등으로 말하지만 글쎄 그것만으로만 말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집단 이기주의가 생기는 것은 홀로 서서 맞설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조직 속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은 자신의 힘만으로 우뚝 설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부녀회라던가 집값 담합 등은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외부 사람들에게 장벽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나만 잘살겠다고 비추어지는 가운데 자신의 약함을 제대로 직면하지 못하는 데 있다. 보통 강자와 약자의 차이는 극한의 상황에서 드러나게 된다. 초식동물이 군집을 이루는 것은 약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포식자가 자신 대신에 누군가를 죽여 식량으로 삼기를 바라며 도망간다.
영화 목격자는 약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힘이 약하다고 해서 약자가 아니라 내면의 강인함이 없는 약자의 이야기다. 아파트 한복판에서 사람을 죽인 살인자와 사건의 목격자가 서로 눈이 마주치는데 목격자 상훈은 그 순간 못 본 채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것이 과연 방관하는 것만으만 보일 수 있을까. 크게 잘못된 것을 보았는데 못 본 척한다는 것은 결국 그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눈감고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포식자는 약자에게 강하다. 진정한 강자는 약자에게 강하지 않지만 포식자라면 다르다. 약자의 두려움을 잘 알고 있다. 집단 이기주의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올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득이 되는 것과 이득이 되지 않는 것만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기주의는 결국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바른 방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게 만든다.
영화 속 설정이지만 미친 살인자라면 그런 행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의 뒤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격자 상훈이 영화의 끝자락에 자신이 두려워하는 대상을 상대하겠다고 갑자기 마음을 먹은 것은 좀 뜬금없다. 영화가 상영되는 시간 내내 끌려다니고 약자의 그 모습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막 다른 길에 물러섰다고 보기에는 좀 애매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용기가 났다는 것이 애매했다.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포식자와 약자의 선악구도의 킬링타임 영화로 보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