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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2. 2018

따가이 따이

활화산의 아름다운 풍광

아름다운 관광지인 하와이가 화산 폭발로 인해 사람들이 다치기도 했지만 하와이에선 킬라우에아 화산이 분출할 때마다 방문자수가 급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용암 폭탄이 때로는 몇 킬로미터를 날아갈 정도로 가공할 위력을 갖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하와이에선 두 달 넘게 분화를 지속하고 있는 킬라우에아 화산을 테마로 한 관광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화산은 색다른 풍광을 만들어내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활화산의 분화구에서 분출되는 가스와 검은 용암지대로 뒤덮인 황량한 대지가 마치 다른 행성인 듯한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필리핀의 따가이 따이라는 곳은 황량함 대신에 물의 풍광을 연출해내는 곳이다. 

따가이 따이라는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화산으로 1971년에 마지막으로 분출하고 난 후 현재는 휴화산이지만 여전히 작은 폭발은 있다고 한다. 화산 폭발로 인해 작은 화산을 중심에 두고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다. 중심으로 가면 다시 작은 화산이 있고 그곳에는 다시 물로 채워져 있다. 

요트를 타고나서 호수를 가로질러서 작은 화산에 도착할 수 있다. 사람이 살 까란 생각이 드는 그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말을 기르며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작은 화산 트래킹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말을 타고 약 한 시간을 타면 화산섬의 정상을 오르내릴 수 있는데 생각 외로 말을 타는 것이 힘들 정도로 비탈길의 경사가 심하다. 두 손을 자유롭게 하려고 몸무게를 발목에 매달린 걸쇠에 실은 덕분에 지금은 집에서 강제로 가택 연금되듯이 잘 쉬고(?) 있다. 발목이 생각보다 많이 부었다. 다음에 이곳을 다시 올 일이 있다면 그냥 걸어서 올라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말도 힘들고 위에 탄 사람도 힘든 트래킹이다. 처음에는 말을 타고 가는 재미가 있었지만 올라가면 갈수록 등으로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중간중간에 현지인들이 음료수나 야자수 등을 팔고 있다. 

조금 더 올라가면 탁 트인 풍광이 그동안의 고생(?)을 조금 보상해준다. 올라가는 길에는 군데군데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이곳이 화산이었음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말을 타고 하는 산악 트래킹은 처음이지만 화산 여행의 색다른 매력을 만나게 해준다. 해발 700m에 위치해 있으며 1572년에 처음 폭발한 후 40회 이상 폭발한 왕성한 전력을 자랑하는 활화산으로 세계 100대 여행지에 뽑힌 복식 구조의 화산이다. 

저 멀리 보이는 전망대가 이 트래킹의 종착점이다. 굳이 저곳까지 올라가야 하는지 살짝 의구심도 들었지만 올라갈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본다. 기본적으로 화산의 분화구에는 칼데라라고 불리는 호수가 있는데, 따가이따이는 그 호수 가운데 솟아 있는 자그마한 미니 화산을 하나 더 가지고 있는데 미니 호수를 만날 수 있음이라. 

타까이 따이는 볼케이노 트레일을 따라 올라가면 작은 타알 볼케이노가 나오고 그 작은 호수의 중간에도 벌턴 포인트 섬이 있다. 자연이 가진 예술성을 다시금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드디어 말이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 이곳부터는 자신의 발로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따가이따이 투어를 하려면 바지에 운동화 차림을 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리고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을 신는 것을 추천한다. 

올라가는 길의 계단과 비탈길 양쪽으로 현지인들이 거주하기도 하고 쉬면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오픈된 집들이 있다. 그냥 대나무나 목재로 얼기설기 대충 만든 것처럼 보이는 공간도 이들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계단을 걸어서 올라오자 크지는 않지만 콘크리트로 만든 전망대가 나온다. 6 각형으로 만들어진 전망대는 따가이 따이의 속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문화와 유산이 있는 곳은 이곳을 포함하여 바타안, 라구나, 바탕가스, 코레히돌 등이 있다. 

이곳까지 올라와서야 짧은 산악 트레킹을 한 것에 대한 보람을 맛보게 된다. 

노란색의 꽃이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필리핀으로 여행을 온 것은 오래간만이다. 스페인의 문화와 미국의 문화가 고스란히 스며든 필리핀의 사람들은 천하태평한 인생을 사는 것을 좋게 생각한다. 여행이라는 것을 영화를 보듯이 문화로 접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일부 한국사람들이 필리핀 등으로 여행을 가서 과도한 팁을 주면서 이들이 한국 사람들을 보는 시각도 많이 왜곡되었다고 한다. 여행을 하나의 문화로 생각하고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을 같이 보내는 여유를 가지는 것은 여행만의 참 매력이다. 


따가이 따이에 올라오고서야 전 세계 100대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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