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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2. 2018

신과 함께-인과 연

과도한 개연성 부여의 결과

신과 함께 첫 번째 영화는 내 의도와 상관없이 누군가의 추천으로 보았지만 두 번째인 인과 연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볼 수 있었다. 인과 연이라는 부제를 사용한 이유가 무엇일까. 인연은 불교에서 사용하는 단어다. 인(因)과 연(緣)은 각 글자마다의 의미가 있다. 인은 결과를 산출하며 내적이며 직접적인 원인을 말하며 연은 인을 도와주며 외적이며 간접적 원인이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무언가 철학적이고 복잡한 듯 보인다. 인은 필연적이며 연은 필연적이지는 않지만 변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연은 반드시 이어지게 된다. 


이번에 여행에서 어머니가 신의 한 수 속편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신의 한 수의 속편이 나왔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마동석까지 출연했다는 말에 필자는 신의 한 수가 아니라 신과 함께 속편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영화는 전작에 이은 스토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른 것이 있다면 전작에서는 다른 사람을 구함으로써 자신을 구원할 수 있다는 작위적인 설정으로 그려졌다. 1,000년 전의 인연을 지금까지와 연결시켜 자신의 죄를 인정하려고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작에 비하면 이 영화를 말장난이 난무하고 코미디에 가깝게 그려냈다. 가벼워서 보는 데에는 그렇게 큰 부담이 없었지만 영화의 무게는 한없이 가벼워졌다. 천 년 전의 이야기와 현실의 이야기를 과도하게 연결시키려고 하다 보니 인연의 과도함이 스크린 속에서 한없이 가벼워졌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 세상의 인연의 법칙에는 모두 질서가 있지 않을까.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은 분명하게 의미가 있다. 업과 윤회를 특징으로 삼는 인도의 문화적 풍토에서 출발했던 연기의 다른 말인 인연이라는 개념은 착하게 살 자로 귀결되는 경향이 있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다. 착하다는 의미는 인간의 관점에서만 유의미하다. 

세상의 모든 일이 내 맘같이 흘러가지는 않지만 마음먹은 대로만 흘러간다면 그 또한 재미는 없을 것이다. 본질은 인이고 그 본질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은 연이다. 인과 연은 그렇게 상호보완적으로 존재한다. 신과 함께에서 세명의 차사들은 상호보완적으로 오랜 시간을 보낸 존재들이다. 

사람의 만남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그만큼의 능력을 가질 수 있기에 걸맞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과도한 욕심을 부렸을 때 문제가 생긴다. 자신의 죄를 스스로 인정하고 그 죄에 직면해야 된다는 너무 뻔한 이야기이지만 뭐 그런대로 보다 보면 인생사 너무 아등바등하게 사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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