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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4. 2018

명절 요리

소고기-공주 밤-서산마늘-문경 송화고

요리도 하다 보면 버릇이 되는 듯하다. 추석에 한 요리를 먹어본 사람이 비주얼만큼은 Gooood이라고 말한 요리는 오랜 시간에 걸쳐서 요리 재료를 수집한 후 탄생하였다. 서산에서 유명한 육쪽마을과 스테이크로 적당한 맛을 낼 수 있는 소고기 부위와 공주의 정안밤, 문경 축제에서 가져온 송화고가 한데 어우러지는 자리였다. 

공주에서 주어온 정안밤을 물에 잘 넣어서 깨끗이 씻고 밤을 까기 좋게 불려본다. 제사 때 사용할 밤을 대충 모양만 나오게 까 본 적은 있지만 요리에 넣기 위해 디테일하게 까 본 것은 처음이다. 생각보다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린다. 아직 숙성이 덜되어 있지만 요리 욕구를 멈추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깎고 깎고 또 깎고 이쁘게 깎아보고 다시 보고 다시 깎고... 시간이 엄청 걸린다. 마늘을 까는 것만큼이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밤을 까는 도구를 사용하면 쉽지만 밤이 많이 깎여 나간다. 

살짝 밤을 먼저 익혀보는데 조금 더 익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밤이 어느 정도 지나야 익는지에 대한 감이 조금 애매했다. 

살짝 밤을 삶아서 데치면 이런 비주얼이 된다. 그냥 안주로 먹기에도 좋다. 

요리 재료는 모두 세팅이 되었다. 정안밤, 서산 육쪽마늘, 소고기 스테이크 부위, 송화고, 양파, 설탕, 올리고당, 맛술, 후추, 참기름, 간장, 참깨, 후추 등이 준비가 되었다. 아직도 요리 재료가 많이 부족하다. 아직은 헝그리 한 요리를 하고 있다. 솔직히 칼도 잘 안 드는 것 같다. 

우선 양파를 깨끗이 씻어서 잘게 조객을 내고 송화고 역시 씻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었다. 

스테이크에는 다양한 향신료를 넣고 살짝 숙성이 되었다. 마블링이 조금은 애매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대충 먹을만했다. 

스테이크에는 다양한 향신료를 넣고 살짝 숙성이 되었다. 마블링이 조금은 애매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대충 먹을만했다. 아까 사진과 너무 다른 비주얼인데 그 차이는 조명 차이였다. 프라이팬을 확 달군 후에 고기를 얹어서 한쪽 면이 익혀지면 다시 반대쪽을 익혀주면 된다. 

자 적당하게 구우면 이런 비주얼이 된다. 역시 기름을 사용해서 하는 요리는 손이 번거롭고 뒷정리에 손이 많이 간다. 

고기를 다시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 고기를 잘라서 소스와 요리를 하기 위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본다. 

솔직히 일정 기준이 있고 양이 정해져 있는 요리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스의 양을 규정짓는 것이 쉽지 않다. 이건 완전히 감이다. 이날 소스는 간장 5T, 양파 1/2개, 통깨 2T, 통후추 약간, 말린 파프리카 약간, 말린 생강 1/2T, 참기름 2T, 올리고당 2T, 설탕 2T, 기타... 생각나지 않는 것들...

우선 기름을 살짝 두른 후에 서산 육쪽마늘을 넣고 먼저 볶아주기 시작했다. 

마늘이 어느 정도 익기 시작했을 때 밤을 넣고 같이 볶아주기 시작했다. 살아생전에 밤을 프라이팬에 볶은 것은 처음이다. 익기는 익는 것일까? 이건 군밤이라고 봐야 하나 아니면 볶은 밤이라고 해야 하나. 살짝 고민된다. 

서산 육쪽마늘과 친하지 않을 것 같은 정안밤과 같이 볶아지기 시작했을 때 고기를 넣어서 같이 볶아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까 만든 소스를 넣어주었는데 소스가 살짝 모자란 느낌이었다. 밤과 송화 고의 양을 잘못 예측했던 것 같다. 

송화고버섯도 듬뿍 넣어서 다시 같이 조려 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비주얼은 이런 모습이 된다. 밤이 조금 더 익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날 사용한 주재료는 모두 생으로 먹어도 먹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익는 것에 따라 맛이 많이 달라질 수 있는 재료들이라서 차이가 많을 수밖에 없다. 우선 비주얼은 성공이었고 직접 먹어보니 아쉬운 것이 조금은 있지만 나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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