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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리(大橋)

서산의 체험문화를 만들다.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인 서산의 작지만 큰 마을 한다리는 한다리권역 종합정비사업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했다. 총사업비 27억 4,800만 원이 투입되어 사업이 마무리가 되었는데 이는 2013년도에 농림축산 식품부의 공모사업의 선정으로 확보된 국비가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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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리 권역 혹은 한다리 마을은 홍성·예산 지방을 왕래하기 위해 놓인 한다리(大橋)에서 이름이 유래된 곳으로 특히 경주 김씨가 많이 사는 집성촌으로 알려져 있다. 한다리마을의 추진위원회는 지역 주민 16명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전통문화사업을 진행하는 거점으로 활용될 한다리센터가 정순왕후 생가 앞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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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공간이 넉넉하게 확보가 되어 있다. 한다리마을이 자리한 유계리는 조선 시대에 동암면(銅岩面)에 속한 유산리(遊山里), 명계리(明溪里), 대교리(大橋里), 기촌(機村) 등 4개 동리를 합친 것이다. 서산의 한다리마을에는 대교천이 활처럼 굽으면서 흐르는 대교천이 있다.


“다리 아래에 발을 드리우고 맑게 흘러가는 물을 굽어보면 눈 같은 비늘을 가진 고기들이 무수히 떼 지어 올라갔다 내려갔다." - 『호산록(湖山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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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한다리마을을 지탱했던 것은 조선 후기까지 경주 김 씨 문중으로 서산의 대표적인 유력 가문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성씨가 함께 이곳을 꾸려나가고 있다. 김홍욱의 후손이 비로소 서산에서의 한다리 김씨 가문을 부흥시키고 김홍욱의 4세손인 김한구(金漢耉)의 맏딸이 영조(英祖)의 계비[정순왕후]로 책봉되면서 명실공히 명문가의 고장으로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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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한다리권역종합정비사업이 마무리되고 나서 전통혼례 등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의 장으로 활용하려고 했으나 여건상 진행되지 못하다가 올해 가을부터 전통혼례를 위한 준비가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이제 곧 이곳에서 전통혼례를 하는 장면을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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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간 날은 마침 다음날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이제 막 마무리가 된 요리를 먹어보라고 젓가락을 주신다. 바다의 맛이 잘 살아있으면서도 담백한 느낌이 살아 있다. 쫄깃하면서도 씹는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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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 유명한 음식은 갯국지인데 바다에 사는 박하지를 넣고 작은 배추나 무청시래기로 김치를 담그고 박하지 게장을 담갔던 게장으로 김치 양념을 하고 박하지도 잘개 쪼개서 함께 담가먹는 맛이 좋다. 특히 서산에서 유명한 무김치는 바로 이 민물새우를 넣어서 만든 것이다. 필자도 서산의 시장에 갔을 때 이 민물새우를 구매해서 왔다. 민물새우를 이용한 김치는 발효, 숙성 과정 중에 단백질이 분해되어 유리아미노산과 저분자 펩티드가 생성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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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전통혼례를 하기 위해서는 음식이 주인공이다. 바깥에는 이렇게 큰 무쇠솥이 놓여 있는데 행사가 있을 때면 24시간을 푹 고아서 곰탕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숙성된 민물 새우 젓갈의 성분에는 아미노산 중 글루타민산[glutamic acid]이 가장 많고, 이 외에도 류신(leucine), 리신(lysine), 아르기닌(arginine), 글리신(glycine), 알라닌(alanine) 등을 함유하고 있는데 그 김치와 곰탕은 궁합이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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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사업이 마무리가 되기 전에 이곳은 나지막한 언덕이 있었지만 다양한 체험과 마을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이렇게 정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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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혼례는 한다리센터와 이곳 정순왕후 등을 주제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며 전통혼례 등의 전통문화체험행사를 진행할 계획에 있다고 한다. 오래간만에 정순왕후 생가를 찾아가 본다. 영조시대에 정조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으며 정치적인 영향력이 강했던 정순왕후가 태어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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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안채다. 지금도 정순왕후의 후손이 이곳에서 살고 있다. 한다리 마을을 흐르는 대교천은 서산과 해미를 이어주는 큰 길목에 있어 이 하천을 건너는 다리가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한다리[대교(大橋)]’였다. 조선 후기의 지리지와 고지도에 모두 ‘대교’가 기록되어 있다. 정순왕후 생가가 대표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조선 시대 이전부터 이미 사람이 살기에 좋은 환경이었음을 보여 주는 역사적 흔적은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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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공모사업에 선정되어서 시작된 한다리마을 권역사업은 2015년 기본계획, 시행계획 수립 및 문화재 현상변경, 건축허가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2017년에 준공식을 마치고 1년이 지난 지금 마을 활성화에 날개를 달고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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