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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30. 2018

도심 속 휴식처

서산 중앙호수공원

서산에 이렇게 멋진 풍광을 만들어내는 공원이 있었던가. 도심 속 공원 중에 이 정도로 잘 조성된 공원은 많지가 않다. 서산 호수 중앙공원은 서산시내의 중심에 있는데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주변의 시내가 둘러싸고 있다. 서산시는  청동기 시대에는 마한의 속국 중 하나로 속해 치리국국(致利鞠國)이라 불렸다. 삼국시대에 와서는 백제에 속해 중국과 일본, 동남아와의 해상 요충지로 백제가 아시아 여러 지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던 때의 해상 요충지였던 곳이다. 


고려 인종 21년(1143)에는 현령(縣令)을 두었다가 충렬왕 10년(1284) 서산군으로 승격되면서 처음 서산이라는 지명을 사용했던 곳으로 주변에 갈만한 관광지가 많다. 서산 간월암, 서산 해미읍성 등을 가본 사람은 많아도 서산시내로 들어오는 관광객은 많지는 않다. 

해가 저무는 순간 하늘과 데크길과 정자, 나무가 호수에 비추어지면서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어낸다. 

물 위로 비추어지는 아파트와 수풀과 구름이 이렇게 명확하게 보이는 것은 오래간만이다. 해가 지면서 퍼지는 오묘하면서도 짙은 색깔은 단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석양은 매일 찾아오지만 저 석양은 나만의 석양일까. 어떤 길이든지 간에 끝까지 가보는 사람들만이 자신만의 석양을 볼 수 있다. 

근사한 소나무 한그루가 호수 쪽으로 뻗어 드리우고 있다. 서산시의 상징 시목은 소나무다. 건조하고 지력이 낮은 곳에서도 견디는 힘이 강하며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는 겨울이 되어봐야 그 진가를 안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뜨거운 태양이 땅을 내리쬐는 계절이 가고 새로운 계절과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아직 생명의 기운이 가득해서 좋다. 연잎의 사이로 잠시 얼굴을 내미는 구름의 모습도 좋다. 아침과 낮으로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날씨가 일방통행 중이다. 

호수로 들어오는 물이 어디서 들어오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호수에 있는 물이 서산의 한 개천으로 흘러내려가고 있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다. 

매년 찾아오는 가을의 느낌을 제대로 받아본다. 살면서 서산 중앙호수공원을 한 번도 찾아가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겠지만 아무튼 와본 기억을 하나 남겨본다. 한번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린 수많은 나의 가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렇게 가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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