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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30. 2018

열대과일

TAGAYTAY CITY 여행기

필리핀에 가면 무조건 먹어야 되는 열대과일은 국내에서 만날 수도 있지만 맛도 더 달고 심지어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다. 동남아에서 열대과일이 가장 맛있는 곳은 태국이나 베트남이 아닌 필리핀이다. 풍부한 과즙을 자랑하는 필리핀의 과일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마닐라 근교의 여행지인 도시인 따가이따이는 복식 화산을 끼고 있는 곳이다. 필리핀어인 따가이따이(Tagaytay)의 뜻은 '아버지의 엉덩이를 걷어차다'로 해석된다. 예로부터 이곳에는 불효자들이 많이 살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누가 붙였는지는 모르지만 독특한 지역명이다. 

필리핀의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흔하게 나오는 과일은 칼라만시로 레몬에 비해서 비타민 함량이 100배나 높다. 즙을 내어서 주스나 차로 마시기도 하고, 생선 비린내를 없애기 위한 소스로도 사용되는데 이번 여행에서 칼라만시 꿀을 사 왔다.  해산물을 먹었을 때 비누 대신 깔라만시를 반으로 잘라 손에 비벼 닦으면 감쪽같이 비린내가 사라진다고 하는데 얼마 전 꽃게찜을 해서 먹었는데 그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두리안 맛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냄새에 먹어볼 생각을 안 하지만 실제 한 번 먹어보면 그 맛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다. 두리안(durian)은 동남아시아의 보르네오에서 서부 말레이시아 지역이 원산지이지만 필리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열매의 씨는 삶거나 튀기거나 구워서 먹는 두리안은  단맛이 강하며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한 열대과일이다. 

한국에 있는 뷔페에서 볼 수 있는 람부탄은 냉동된 것으로 냉동되지 않은 필리핀 현지의 람부탄과 비교할 수가 없다. 손으로 껍질을 잡아서 까기 쉽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지 맛볼 수 있다. 

두리안은 이렇게 먹기 좋게 잘라져서 포장되어 판매되는데 냄새만 극복할 수 있다면 마치 고기처럼 찢어서 먹는 두리안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두리안을 먹다 보면 의외로 식사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가 꽤나 든든하다. 칼로리가 높은 열대과일이다. 

한국의 멸치와는 다른 느낌의 필리핀 멸치다. 필리핀도 바다를 끼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해산물을 말려서 먹기도 하는데 이 멸치를 식용할 수 있냐고 물으니 국물을 내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걸 사서 국물을 내면 어떤 맛일지 궁금해진다. 

쟉 프롯이라고 부르는 이 과일은 랑카라고도 하는데 녹황색의 과일로 크기가 상당히 크다. 큰 것은 무게가 20kg에 달하기도 하며 노란색의 과육을 조각내어서 먹기도 하고 때론 국에 넣고 살짝 익혀먹기도 하는 과일이다. 

코코넛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열대과일의 상징이다. 커다란 칼로 쪼개 시원하고 달콤한 즙을 마시고 껍질의 내벽에 붙어 있는 하얗고 쫄깃한 과육을 입안에 넣어서 먹으면 시원하면서도 달콤하다. 

덜 익은 바나나부터 필리핀의 대표 과일인 망고가 지천에 널려 있다. 껍질째 양쪽으로 한쪽씩 자른 후 벌집 모양으로 칼집을 내어 과육을 밀어내듯 껍질을 뒤집어 까주면 먹기에 좋다. 개인적으로 일반 망고 주스보다는 그린 망고로 만든 주스의 맛이 더 좋다. 

과일을 파는 로컬 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스타벅스로 이동을 해본다. 필리핀에는 다양한 커피숍 프랜차이즈들이 입점해 있는데 특히 많이 보이는 커피숍은 바로 스타벅스다.  필리핀의 스타벅스의 음료 가격은 한국의 50%가 채 되지 않는다. 미국과의 교역에서 세금이 매겨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 보통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2,000원이 안되는 돈에 사서 마실 수 있다. 


필리핀에 있는 스타벅스의 특이점은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마닐라나 인근 도시의 여행에서 만난 스타벅스는 한국의 서울에 있는 어떤 스타벅스에 못지않게 규모도 크고 디자인도 상당히 독특하다. 

맥도널드가 전 세계에 매장을 열면서 그 나라의 경제력과 가격지수를 따지는 것을 맥지수라고 불렀는데 스타벅스 역시 스타벅스 지수가 있다.  카페라테(Tall size)의 가격을 기준으로 실제 환율과 적정환율과의 관계를 알아보는 구매력 평가 환율 지수가 있는데 ‘스타벅스(카페라테) 지수’는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가 다국적 브랜드로 평가 받음에 따라 생겨난 신조어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 지수가 잘 맞는데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의 스타벅스 가격과 한국의 스타벅스 가격을 비교하면 조금은 갸우뚱해진다. '모든 재화의 값은 같다'는 전제가 조금은 맞지 않는 듯하다. 스타벅스 본사는 내부적으로 '스타벅스 지수'를 산정하고 각국 물가 추이와 소비자 구매력을 반영해 가격을 정한다. 


필리핀에 가면 망고, 두리안, 쟉 프롯, 람부탄, 그라나다, 구아야바노, 마코바, 구아바, 파파야등 주머니 사정을 배려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로컬시장을 둘러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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