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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30. 2018

농사를 짓다.

공주시 농업전시관

농사를 짓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땅을 파는 일이다. 땅을 파지 않고 농사가 잘되길 바라는 사람도 간혹 있겠지만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해야 될 것들이 있다. 논이나 밭에 씨를 뿌리고 가꾸어 거두는 등의 농작물 재배 과정을 통틀어 이르는 단어가 농사지만 농사는 삶의 모든 것에 해당이 된다. 사람 농사, 자식농사가 잘되지 않으면 인생의 재미가 없어진다. 

공주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는 공주시의 농업을 담당하는 농업기술센터가 있는데 농사와 품종을 연구하는 곳이지만 한쪽에는 농업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농업전시관이 만들어져 있어서 한국의 농경문화와 공주를 대표하는 농산물을 볼 수 있다. 

최근에 보면 예능에서도 농사가 주된 재료로 사용이 되기도 한다. 농업이 먹고 체험하는 것을 뛰어넘어 콘텐츠가 트렌드가 되는 ‘농튜버’(농사+유튜버)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굳이 농사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데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농사에도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화려한 편집과 세련된 영상이 아니라더라도 그대로의 모습이 진정성 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지금처럼 수리가 잘 발달되지 않았을 때 노사를 짓기 위해서는 주로 강이나 물가에 거주하는 공간을 만들고 살아갔다. 벼농사를 포함한 본격적인 농경의 시작은 청동기 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인데 흔히 말하는 저장창고에서 볍씨의 흔적은 오래된 농경생활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 등을 주식원으로 사용하면서 살다가 자신이 생산의 주체가 된 것은 바로 원시적인 농경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돌을 갈아서 원하는 용도로 만들어 사용하던 간석기 시대는 인류의 위대한 생산 혁명이라고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농경과 관련된 유물들이 즐비하다. 

더욱더 잘 가공된 농기구로 인해 청동기시대에는 농사짓는 방법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고 경제기반이 확대되기 시작한 것은 철제 농기구가 나오기 시작한 철기시대다. 

이곳에 있는 많은 농기구들은 공주시에 사는 마을 주민들이 기증한 민속자료이기도 하다. 보토 괭이, 보습, 벽채, 괭이, 쇠스랑, 호미, 코뚜레 바늘, 동글개, 손 작두, 미누리, 짚신, 신골, 신골망치, 고드레, 종다래끼, 다래끼등 농사를 짓고 살지 않았기 때문에 모를 다양한 농기구들을 만나본다. 

음력 정월 입춘부터 봄이 시작되는데 이때 농부들은 농사 준비를 시작한다. 겨우내 쉬고 있었던 몸을 추스르고 논갈이를 하며 논바닥이 파인 곳을 메우는 등 봄 농사는 분주한 나날을 만들며 세월을 보내다가 가을이 되면 그동안 땀 흘려 가꾼 농작물을 거두어들이는 가을이 온다. 

농사를 짓는 일과 시골집은 같이 묶여서 받아들여진다. 도시 속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와 한적함이 흙에서 모든 것을 얻는 황토벽에 스며든다. 


때론 이렇게 아궁이에 장작을 때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무척 귀찮고 번잡하고 경제적으로는 무의미해보지만 세상 모든 것이 경제적으로만 돌아가야 되는 것은 아니다. 

미래 작물은 전통농업에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시켜 탄생한 작물이 더 많아지게 될 것이다. 전통육종은 시장 가치가 있는 한 품종을 만들어내는데 10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작물 DNA 염기 시설을 조작하여 만드는 분자육종은 2~3년 정도 걸린다. 

쌀, 수박, 풋고추 등이 재배되는 유구읍, 알밤, 표고버섯의 사곡면, 오이, 사과, 한우, 양돈, 양봉의 우성면, 오이, 수박, 은행란의 탄천면,. 산나물이 있는 반포면, 알밤, 표고버섯, 완숙토마토가 있는 정안면, 느타리버섯, 오리쌀 등을 만날 수 있는 의당면 등 공주의 곳곳에서 재배되는 특산물을 간접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한반도에서의 벼농사의 경우, 충북 청원에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인 소로리 볍씨가 발견되었으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벼농사는 청동기 시대부터 시작되었는데 농사를 짓는 일과 그 역사를 알고 싶다면 이곳 농업전시관으로 발길을 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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