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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7. 2018

노크 2

초대받지 않는 손님

초대받지 않는 손님이 집으로 들어온다면 어떨까. 노크는 그런 콘셉트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그 손님이 살인자라는 설정이다. 특히 살인을 하는 데 있어서 이유는 없다. 왜 하면 안 되는데라고 반문한다. 해서는 안될 일과 해서는 될 일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킨제이내 가족은 루크와 어머니인 신디, 아버지인 마이크와 살지만 그렇게 살갑지는 않은 가족이다.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묻지 마 살인’을 모티브로 한 <노크: 초대받지 않은 손님>에 등장하는 복면 살인마 3인은 현재까지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복면을 쓰고 살인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영화는 스크림이다. 


노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가면을 쓴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가란 것이다. 사람을 얼굴만 보고 판단할 수 있을까.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알면 알수록 더 잔인해질 수 있을 것이 인간이기도 하다. 영화 속 ‘핀업걸’은 살인 타깃을 설정하면 상대가 아무리 꼭꼭 숨어도 귀신처럼 찾아낸다. 필사적으로 도망치다 파이프 관 안에 웅크린 채 숨 죽이고 있는 ‘킨제이’를 기다렸다는 듯 발견해낸다. 

한 때 해럴드 셰터가 쓴 연쇄살인범 파일을 읽고 혼돈에 빠진 적이 있었다. 연쇄살인범을 쫓는 사람은 언젠가 같이 그런 사람이 되어간다는 말이 사실로 느껴졌다. 학자들은 연쇄살인의 근원적인 이유를 찾아내려고 연쇄살인범의 성장환경에서 경고 표지들을 발견했다. 그 경고 표지는 야뇨증, 방화, 동물학대가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연쇄살인범에게 동물 학대는 예행연습에 불과했다. 커서도 동물에게 위해를 가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노크에서 나오는 살인자들이 지금까지 잡히지 않는 것을 보면 연쇄살인범의 지능은 평균을 넘는 것으로 보인다. 다소 지능이 떨어지는 살인범들은 게으르거나 멍청해서 쉽게 붙잡히고 다시 범죄를 저지를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그렇지만 연쇄살인범은 잘 잡히지 않기에 오랜 기간 활약(?)한다. 그런데 연쇄살인범의 지적 능력을 과장하는 경향도 분명히 있다.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의 한니발 렉터처럼 모두 똑똑하지는 않다. 교향곡을 즐겨 들으면서 단테를 이탈리어 원어로 읽을 수 있는 천재 괴물은 상당히 드물다. 


노크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조금 더 현실적이었지만 영화의 완성도로 본다면 그냥 무난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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