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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0. 2018

묵밥 이야기

부담스럽지 않은 맛

도토리가 이곳저곳에 떨어져 있는 계절이 왔다. 도토리로 만드는 묵은 건강한 한 끼를 책임지는 건강의 맛이다. 그리고 묵밥을 먹지 않으면 묵을 먹을 일이 많지가 않으니 묵밥을 먹어보기로 한다. 연한색깔의 묵을 아이 손가락 굵기로 길게 썰고 김치와 김가루, 파를 넣어 먹는 묵밥은 강한 맛은 하나도 없지만 개운하고 시원해 여름 인기 메뉴 중 하나지만 가을에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다. 


보령의 한 식당에서 유명하다는 묵밥을 주문해 보았다. 묵이 들어가 있고 그 위에 김가루와 참깨, 김치가 얹어 있다. 김치가 생각보다 매운 편이다. 원래 묵밥은 메밀로 만든 것이 역사가 되어서 내려왔다고 한다. 겨울을 대비해서 푸짐하게 만들어 놓은 메밀묵을 조금씩 썰어서 겨울밤 배를 출출할 때 멸치로 우려낸 따끈한 국물에 훌훌 먹던 것이 시작이었다. 

후루룩 후루룩 먹으면서 시장기를 잠재워본다. 세월이 지나면서 전통방식으로 가마솥에 메밀가루 물을 끓여 묵을 만들어 내는 곳도 점점 사라졌지만 이렇게 만든 묵을 멸치 우린 국물에 노란 조밥과 함께 말아먹으면 가슴속 한 구석에 따뜻함이 스며든다. 

밥을 모두 말아보았다. 묵밥에도 황금 레시피가 있는데 그 비결은 육수에 있다. 다시마나 멸치를 우린 물에다가 간장과 식초, 참기름, 묵은지, 매실액 등의 배합을 잘 하면 된다. 


묵밥을 한 그릇 먹고 보령의 한 지역을 들려보았는데 강아지들이 귀여워서 사진을 찍어 본다. 어미개는 옆에서 뛰어다니면서 강아지에만 관심을 가진다고 질투를 한다. 1인 또는 2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 또한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상처받기 싫은 사람들이 반려견을 키우기도 한다. 애완동물이라는 말에는 ‘장난감’이라는 의미가 강하지만 '반려견'은 함께 사는 개라는 의미로 조금 더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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