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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2. 2018

문경 동로면

소소하면서도 의미 있는 곳

대부분의 주민이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산간 농촌지역으로서 2006년도에 전국 유일의 오미자 산업특구로 지정되어 현재 전국 오미자 생산량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 바로 동로면이다. 1년에 한 번은 찾아가는 곳으로 오미자 외에도 사과, 고추 등 특작물을 생산하고 있는데 그중 사과는 일교차가 큰 관계로 당도가 매우 높아 소비자들로부터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한적하게 돌아볼 수 있는 곳으로 마을 입구에 자리한 천주교 점촌동 성당 동로 공소도 있다. 동로 공소는 동로중학교와 동로치안센터를 사이에 두고 있다. 

비가 오는 날 천천히 동로 공소족으로 걸어서 올라가 본다. 보통 성당들은 독특한 건축양식을 띄고 있다. 최근에 만들어진 성당이 아닐 경우 다양한 건축양식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전통의 한옥과 유럽의 성당 건축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독특한 형태나 고딕 형태의 건축물이나  바실리카 양식과 전통 한옥 양식이 복합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문경 동로면 성당 공소의 경우 일부 한옥 지붕처럼 보이고 마치 배가 떠있는 듯한 모습으로도 보인다. 앞에는 성모 마리아상이 먼저 맞이해주고 있다. 

공소라고 하는 것은 지역에서 거점이 아닌 곳에 천주교 신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작지만 푸근한 느낌이 드는 것이 전국에 있는 공소들의 특징이다. 

공소는 지리적으로 약간 높은 곳에 있어서 올라와서 보면 동로면 일대를 내려다볼 수 있다. 점촌 성당에 속해 있는 공소는 동로 공소를 비롯하여 창구면과 산북면에도 있다. 

동로 공소에서 아래쪽으로 100여 미터를 내려오면 조선 말기에 태어나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효부 경주 김 씨의 효부각이 있다. 효부 경주 김 씨는 김상구의 딸로 17세에 황진화와 결혼을 했다고 하는데 시부모를 항상 극진히 봉양하였다고 한다. 

경주 김 씨는 시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도 초종 범절의 상례를 치렀으며 내내 애통해하였다고 한다. 

이곳에 있는 비와 비각은 당초 충북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에 있었으나 1962년 현 위치로 이건하여 1977년과 1992년 두 차례에 걸쳐 중수를 하고 오늘날에 이르렀다. 동로면에서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곳에 소소하지만 의미를 두면 의미가 있는 볼거리들이 있다. 문경과 사람, 문화를 이어주는 공간의 흔적들을 통해 근대의 흔적을 추억하고 이 지역에 살던 사람들의 삶의 자취를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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