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과의 매력

2018 문경사과축제

작년에 문경사과축제장에 갔을 때는 감홍의 가격대가 있어서 양광을 가져온 것으로 기억한다. 감홍은 양광보다 브릭스가 높고 맛도 좋아서 가격이 1.5배 정도 비싸다. 10월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사과 양광보다 감홍은 확실히 달다. 브릭스(Brix)는 당도를 측정하는 단위로 100g의 물에 녹아 있는 사탕수수의 설탕의 g 수를 말한다. 올해는 작황이 예년보다 좋지 않아서 적당한 크기의 감홍사과 1개는 현지에서 3,000~4,000원 정도에 형성되어 있다.

MG0A6889_resize.JPG

문경사과가 유명한지 모르는 사람들도 주변에 많이 있다. 문경의 지역적인 특성이 사과를 맛있게 만들어낸다. 특히 감홍이라는 품종이라는 사과 중에 왕이라고 부를 정도로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면 빨갛게 빛나는 양광이 더 이쁘게 보이지만 색은 살짝 둔탁해 보이지만 감홍의 맛이 더 좋다.

MG0A6919_resize.JPG

올해의 축제가 작년과 달라진 점은 경상북도에 있는 수많은 민속주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2018 '소믈리에'와 경북 전통주의 만남으로 이곳에서는 대표 소주인 안동소주부터 문경의 대표 술인 문경 바람 등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대가야의 고장 고령의 딸기와 방울토마토, 무화과 등으로 만든 문화과 잼, 토마토 쨈, 딸기잼도 있다.

MG0A6926_resize.JPG

사과의 향기가 문경새재의 산자락에 흘러내려고 있다. 좋은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고 하는 인향만리라는 사자성어가 있는데 좋은 사과향(沙果香) 역시 문경새재의 높은 고개를 넘어 만리를 가고도 남음이 있다.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은 가장 소중하고 오래가듯이 맛있는 사과를 먹으면 그 향이 입안에서 오래 남는다.

MG0A6886_resize.JPG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듯이 사과축제장을 둘러보기 전에 우선 샤부샤부를 점심식사로 먹었다. 다른 분들은 샤부샤부를 하고 칼국수를 먹었는데 필자가 있던 테이블은 내가 직접 야채와 밥, 계란 등을 이용해서 죽을 만들었다. 밖에서도 요리 아닌 요리를 하게 된 셈이다. 후문이지만 다들 엄지 척을 했다고 한다.

MG0A6927_resize.JPG

문경새재의 관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수많은 농가들이 부스를 열고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발견된 오래된 품종으로 홍옥이 문헌에 최초로 보고된 것은 1826년으로 그 특징이 단맛은 중 정도이고 산미가 강하다. 향기가 많고 씹히는 맛이 좋지만 저장성도 짧고 더 맛있는 신품종이 늘어나면서 재배면적은 줄어들었다.

MG0A6929_resize.JPG

사과축제가 열리는 시기인 10월 중순에는 주로 팔리는 품종은 양광이다. 양광은 우선 빛깔이 먹음직스럽고 달기가 홍옥보다 좋으며 가격대 가성비는 감홍보다 좋다. 오행의 기운으로는 토(土)에 해당하는 단맛(甘)은 비장과 위장에 좋다고 하는데 새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진 양광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MG0A6935_resize.JPG

사과의 매력 덕분인지 문경새재의 풍광 때문인지 몰라도 매년 축제장을 오면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아와서 가을을 만끽한다. 축제의 첫날에는 입구까지 들어오는 시간이 한 시간을 넘을 정도로 많은 차량이 이곳으로 들어온다.

MG0A6940_resize.JPG

백설공주는 사과를 무척이나 좋아했나 보다. 한 번쯤은 의심해볼 만했을 텐데 불구하고 처음 본 할머니가 건네준 사과를 먹고 잠에 빠지게 된다. 그만큼 사과가 맛의 매력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동화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백설공주다.

MG0A6948_resize.JPG

문경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지인을 이곳에 데려왔을 때 감탄을 하던 그 표정을 지금도 기억한다. 풍광이 멋진 산으로 둘러싸인 문경은 한국의 대표적인 사과 산지가 될 수밖에 없다.

MG0A6952_resize.JPG

2018 문경사과축제에서의 캐릭터는 백설공주인데 올해의 캐릭터를 보면 어린 왕자 콘셉트의 백설공주라는 느낌이 든다. 새돌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혹은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라는 새재라는 유래설도 있지만 새로 난 고갯길이라는 주장도 있다. 백설공주는 문경새재에서 만들어진 사과를 사랑했다.

MG0A6957_resize.JPG

문경새재의 관문인 주흘관을 지나서 올라가다 보면 2 관문이 나오는데 관문을 지나 조곡 계곡을 따라 4km 정도를 올라가면 꽃밭 터널이 나온다. 한여름에 주흘관 옆을 지나 만나볼 수 있는 용추계곡을 보기 위해 무척이나 땀을 많이 흘리며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용추계곡의 바위에는 용추(龍湫)라는 큰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구지정이 숙종 25년(1699)에 쓰다(己卯具志禎書)”라고 각자 되어 있다.

MG0A6960_resize.JPG

사과를 보러 왔는지 축제를 즐기기 위해 왔는지 문경의 가을을 탐닉하기 위해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표정에서 가을의 경치를 제대로 즐기겠다는 단호함도 느껴진다.

MG0A6961_resize.JPG

청명한 가을답게 온도가 딱 좋지만 조금 걷다 보니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가을날 옛날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문경새재길을 걷기도 하고 맛있는 사과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MG0A7043_resize.JPG

이 달달하고 맛있는 사과를 못 먹는 사람들도 있다. 지인의 언니가 사과 알레르기 때문에 사과를 먹지 못하는데 사과 알레르기는 목구멍이나 입이 가려워지거나 발진이나 위경련까지 일으킬 수 있다. 사과 속에 단백질이 주로 원인이 되는데 생사과를 먹지 않는 대신 조리를 해서 먹으면 완화될 수는 있다. 달달한 감홍이 익어가는 계절에 맛있는 감홍을 먹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니 안타깝다. 2018 문경사과축제는 부사가 나오기 시작하는 10월 말까지 문경새재 일원에서 열린다.


2018 문경사과축제

기간 2018.10.13(토) ~ 2018.10.28(일)

장소 경북 문경새재 도립공원 일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목재문화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