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Oct 26. 2018

초전공원

별스러운 여행도 있다. 

사천의 초전공원은 소류지와 같이 붙어 있어서 가벼운 트래킹과 함께 생태를 함께 접해볼 수 있는 곳이다. 사실 세상은 비슷비슷한 것으로 만들어져 있을 뿐인데 그곳에서 새로운 틈새를 찾았다. 생애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여행은 쉽지 않지만 고생하다 보면 나만의 공간을 만날 때가 있다. 

그냥 지도에서 보았을 때는 옆에 있는 소류지가 있고 지역 주민들의 공원 정도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천을 대표하는 소소한 여행지로 한 번쯤은 들려볼 만한 곳이었다. 가을색과 노을빛이 어우러져서 더욱더 가을빛이 진하게 우러나는 것이 초전공원의 매력을 대변하고 있었다. 

초전공원이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지근거리에 바다가 있다. 초전공원을 둘러보고 안쪽으로 들어온 사천의 바다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사천은 초전공원이 있는 방지리, 유천리, 용당리, 검정리, 중항리, 선진리, 통양리, 신촌리 등이 깊숙이 들어온 만을 둘러싸고 있다. 피오르(Fjord)는 노르웨이어로 '내륙으로 깊이 들어간 만'이라는 뜻으로 사천 피오르가 바로 이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여름에 왔어도 좋을만한 곳이다. 한여름에 형형색색의 연꽃이 이곳을 가득 메웠을 것을 충분히 눈으로 그려볼 수 있다. 

데크길을 걸으니 연꽃이 피어났을 초전 소류지에서 풍겨 나는 물 냄새가 코끝을 자극해 온다. 내 몸을 부드럽게 휘감기는 가을 공기의 상쾌한 감촉, 남쪽에 있는 도시 사천에 도착했음을 실감하게 해 준다. 

소류지를 둘러보고 나면 옆에 있는 길로 초전공원의 산책로를 다시 걸어서 올라가 본다. 풀 내음이 가득한 초전공원의 숲에서 사천의 향기가 밀려온다. 사천에 섞여 살면 내 삶도 좀 더 넉넉해질지 모른다. 음악을 들으며 숲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나 초전 소류지 벤치에 앉아서 저녁노을을 즐기는 사람, 천천히 산보를 즐기는 사람, 숲길을 거닐다 보니 머리가 맑아지고 절로 상쾌해진다. 

초전공원은 공간이 넓은 곳이라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데 시민화합을 위한 한마음 음악회 등이 열리기도 한다. 초전공원에는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야외 테니스장도 6개가 갖추어져 있다. 주차공간도 넉넉하니 부담 없이 찾아와도 좋은 곳이다. 

위쪽의 정자에 올라와 보니 역시 가을 가을 하다. 무더웠던 여름은 어느새 뒤로 하고 겉 외투를 입지 않으면 꽤나 쌀쌀한 날씨에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다. 

초전공원은 소류지로 인해 조금 더 특별해졌다. 하천이 잘 발달하지 않은 지역에서 경작지에 공급할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극히 규모가 작은 저수시설로써 평지를 파고 주위에 둑을 쌓아 물을 담아 놓은 형태를 소류지라고 하는데 평범한 소류지가 아닌 연꽃이 있어 여름에도 사랑을 받는 곳이다. 겨울에는 어떤 풍광을 연출할까 조금은 궁금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공군의 축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