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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7. 2018

거제의 시작

작은 제주도의 풍광

제주도를 가면 자본이 투자돼서 변해버린 곳을 제외하고 제주도만의 풍광이 만들어지는 곳이 있다. 국내지만 국내 같지 않은 풍광을 만들어내는 곳들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거제의 여행에서 제주도 같은 느낌을 만들어내는 곳이 있었다. 바로 둔덕면이다. 둔덕면은 거제역사의 시작이라는 기치 아래 마을의 이름마다 위에 거제역사의 발원지라고 새겨져 있다. 

거제도를 들어가는 입구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둔덕면이 있다. 둔덕면은 동부에 산방산(507m)이 솟아 있으며 면의 중앙을 남류하는 둔덕천 유역에는 소규모의 평야가 분포하고 있다. 거제는 굴로도 유명한데 둔덕만에서는 굴과 멍게의 양식이 매우 활발하다. 

거림리에는 고려 무인란 때 축성된 폐왕성인 둔덕기성이 있고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청마 고향 시비동산이 나오는데 이곳 부근에서는 매년 가을 청마 꽃들 축제가 개최된다. 

거제도 둔덕골은 제주 향기가 묻어나는 곳이다. 청마 고향 시비에는 1989년에 세우고 그곳을 살아온 세월을 적어두었다. 푸른 산과 기름진 들 맑은 바다가 조화를 이룬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위에서 내려온 물이 이곳에서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이곳에는 전사과박공순석송덕비가 세워져 있다. 박순덕은 조선시대 6품 벼슬을 지낸 사람으로 빈공함에 베풀기를 좋아했으며 마을 사람들을 위해 세 개의 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송덕을 기리는 비가 청마 고향 시비동산에 세워져 있다. 

거제시 둔덕면 방하마을 청마 꽃들에서 12ha 면적에 심어진 코스모스, 해바라기를 보기 위한 청마 들꽃 코스모스 축제는 지난 9월에 마무리가 되었다. 

거제시의 특산품 중 둔덕에서 생산되는 것은 둔덕 거봉포도와 참다래라고 한다. 영화 명당에서 2대에 걸쳐 왕이 나온다는 땅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조선 8도의 명산을 둘러본 남사고는 역학이나 풍수 등에 능통했는데 난리를 피할 수 있는 ‘이상향’으로 10곳을 정했는데 그중에 한 곳은 계룡산이라고 했다. 충남이나 대전에 사는 사람들은 금방 동학사가 있는 계룡산을 생각하겠지만 거제도에도 계룡산이 있다. 

풍수지리적으로도 명당 중의 명당이 계룡산이라고 한다. 계룡산은 둔덕면에 있지 않지만 그에 못지않은 산방산이 있다. 

바다로 흘러내려가는 물줄기가 둔덕면을 가로지르고 있다. 조용한 가운데 가을이 찾아온 둔덕면은 거제 역사의 발원지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올해의 둔덕면에서는 고려사 중심도시로 만들기 위한 고려촌을 만들기 위한 첫 발을 디뎠다고 한다. 한반도 남부권에서 고려 유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 둔덕면은 술역·상둔·하둔·농막 등 마을 지명들 또한 고려 시대 지명으로 국내에서는 극히 드물게 800년 이상을 그대로 전해지며 작은 고려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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