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세계시민의 자발적 이란 표류기
이란이라는 나라가 다시 도마 위에 올라섰다. 미국이 이란을 성공적으로 제재하기 위해서는 사우디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오바마가 풀어놓은 실타래를 다시 뭉쳐놓기 시작했다. 최근 터키서 살해된 아말 카슈끄지로 인해 살짝 시끄럽다. 한국인들은 아말 사슈끄지가 누군지 관심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여러 가지 국제적인 관계가 얽혀 있다. 그리고 별 상관없는 이란도 다시 언급되었다. 사우디의 알주바이르 장관은 “중동엔 두 가지 시각이 있는데 사우디는 빛이고 이란은 어둠이다”라며 “이란은 테러리즘의 최대 지원자로 여겨진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란을 알 기회는 많지 않았다. 석유 부곡이면서 핵보유국이지만 미국의 제재로 인해 경제가 덜컹거리는 나라. 이슬람에서 소수파인 시아파를 믿는 국가이며 과거 중동과 이집트, 그리스까지 영향을 미쳤던 페르시아 제국이 있던 나라이며 아랍어가 아닌 페르시아어를 쓰면서 페르시아의 전쟁에서 그리스 연합국의 승전을 알리며 42.195km를 달려서 승전보를 전하면서 시작된 마라톤이라는 운동을 하지 않는 나라 정도로 알고 있었다. 이 책은 고립된 나라이며 한국인에게는 조금은 불편한 이란에서 1,800일 동안 비즈니스를 하면서 살았던 저자로 인해 이란을 잘 알게 되었다.
이란이 한국에 굳이 잘 못한 것도 없는데 이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근거 없이 북한과 가까울 것 같은 생각만 가지고 있고 이는 언론도 한몫을 했다. 우선 사우디는 수니파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이고 이란은 시아파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로 오랜 세월을 적대각을 세우며 살아왔다. 국제적으로 힘이 센 미국이 사우디의 손을 들어주기에 이란의 입지는 좁다. 즉 세계에서 왕따국가에 속한다. 페르시아어를 쓸 필요도 없고 쓸 일도 없기에 가끔 글자를 본 적은 없지만 책을 통해서 본 페르시아어는 조금 특이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경제가 안 좋기에 인플레가 심하다. 이란의 화폐 단위는 리알로 평균 소득은 한국 돈으로 5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이란에서는 '인저 이란 에'라는 말이 통용된다고 한다. 의미는 여기는 이란이니까. 이라크에서도 다수인 수니파와 소수인 시아파의 충돌로 인해 많은 문제가 야기된 적이 있었다. 632년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세상을 뜨자 수니파는 무함마드 혈통이 아니더라도 회의를 통해 부족의 후계자를 선출하는 전통적 규범을 따랐지만 시아파는 무함마드 사촌 동생인 알리 가문만이 후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페르시아 후예를 자처하면서도 소수인 시아파를 받아들여 이슬람이 공화국이 된 나라가 이란이다.
살면서 이란을 가 볼일이 있을까. 삶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갈 수도 있지만 아마도 의지로는 가보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나 이렇게 책으로 이란의 삶이나 국가와 그 속의 이야기를 읽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지만 곤두박질치는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작년 시리아의 공습을 지시했다. 시리아는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정권을 유지하는 국가이다.
시아파가 그런 것인지 이란이 그런 것인지 몰라도 이란에서 사는 여성들은 운전도 할 수 있고 할 수 있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다. 그러나 사우디는 올해 6월에야 운전을 허용해줄 정도로 여성에 대해 상당히 제한적인 권리만 허용해준다. 필자는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막연히 선입견을 가지던가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란에 대해 별다른 경계심도 없고 선입견도 없었지만 잘 알지 못했던 이란을 조금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