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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2. 2018

예술적인 언어

대전시립미술관 최의순 전시전

순간의 아이디어가 예술사조를 바꾸면 그 예술사죠가 또 다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며 그것 자체로 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사조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돌을 조각으로 바꾸는 물리적 변화뿐 아니라 보이지 않은 사물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까지 모두 예술에 포함이 된다. 예술가들은 전 시대 예술에서 작품의 영감을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 과거의 작품들 역시 재해석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가을비가 내리는 날 대전에서 예술을 만나는 대표공간이 있는 대전시립미술관을 찾아가 보았다. 넓은 공간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현재의 예술가들은 한 카테고리에 넣기에는 변화무쌍한 존재이지만 20세기의 예술가들은 전문적인 아웃사이더로서 사회비평가나 괴짜로서 사회의 문제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사람들로 인식이 되었다. 

지금 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최의순이라는 작가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었다. 오는 금요일부터는 1~3 전시실에서는 '미래의 시작(The Beginning of the future)'을 주제로 전시가 열리게 된다. 

입구에 작가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생은 무한한 것이다'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어왔다. 

한국의 대학 미술교육의 1세대라는 최의순은 조각의 본질에 사유와 탐색을 거듭하여 작업을 해왔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인 언어이며 예술적인 표현 형태는 내적으로 작가의 감정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은 말 그대로 빛이 스며들어 있는 흰색이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사색적이며 명상적 세계를 경험해보기 위해 돌아본다. 작품에 사용된 석고는 우선 시간이 한정적이다. 15분간의 한정된 시간성에 바탕을 두고 작품 제작에 임해야하기 때문에 우선 머릿속에 어떤 것을 표현할지에 대해 통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져 있어야 한다. 

사물의 형상에 대한 직관적인 관조라는 정신적 가치가 더해지고 있다고 하는데 창의성과 인간 마음의 어두운 부분을 연관시키려는 시도는 고대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과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낭만파 예술에서는 천재를 규정할 때 '정신적 고통과 극도의 행복감 같은 양극단을 오가는 숨겨진 심리학적 원천을 가진 자'라고 했다. 

최의순의 조각은 형태에 천착하면서 연기법에 입각하여 작품을 제작했다고 하는데 그 속에 쓰인 언어는 예술 행위나 제작 태도를 개별적인 범주로 묶어 일면적으로 고찰하기보다는 더욱 본질적인 입장에서 작품 탄생의 근원과 발전 과정, 조각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중심으로 빛과 공간을 써 내려갔다. 


최의순 (Choi Eui Soon)

2018.10.31 - 12.16

대전시립미술관 4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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