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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5. 2018

살만한 예술가

대덕구 아트센터 나비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유명해서 작품을 가지는 것만으로 의미가 되지 않으면 보통은 배고픔이라는 단어가 먼저 연상이 된다. 살만한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함께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국의 지자체에는 구도심 활성화와 예술인 지원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예술인 마을 건립을 하고 있다. 

자~ 맑은 날이면 풍광이 좋아서 사람들을 잡아끄는 이 길에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이 있다. 1891년 고갱은 프랑스를 떠나 타히티 섬에 정착했다고 하는데 그 이국적인 낙원에서 마침내 그가 꿈꾸었던 '행복한 주민들'과 '인생의 단맛'을 맞보며 여생을 보냈다. 타히티 섬의 풍광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대청호의 물길이 이어지는 이곳도 충분히 괜찮아 보인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만들었다는 아트센터 나비는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청로 149에 있다. 매년 그곳에서는 작은 전시공간에 살만한 예술가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대청호의 보조댐이 보이는 곳에 자리한 나비라는 곳으로 걸어 내려갔다. 차 한잔의 여유와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하나의 아틀리에에 소속되기보다는 개개인의 스튜디오를 가지고 가까이서 함께 살고 일하는 방식은 도시 근교에서 저렴한 임대료로 빌릴 수 있는 빈 작업 공간을 스튜디오로 개조하는 일은 지금도 많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도시를 짊어진 것 같은 물고기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곳에서도 정크아트를 보는 느낌의 작품을 보게 된다. 충돌하고 부서져서 사용하지 못하지만 부품은 다른 차에 활용이 될 것 같은 총 천연색의 작품이다. 

한적한 곳에 있어서 도심에서 활성화시킨 다음에 밀려나가는 젠트리피케이션은 없을 것 같다. 도시의 성공 열쇠는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끌어들이고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날의 전시전은 흐름전이라는 전시전으로 올해로 벌써 16번째를 맞이했다고 한다. 노랗고, 빨갛게 물든 사람의 마음 빛깔을 붓으로 물들이기 시작하여 정성스럽게 또 하나의 추억으로 소박한 예술의 혼을 담아 캔버스에 옮겨 놓았다고 한다. 

이향임이라는 작가의 오후 6시 30분이라는 작품이다. 아마도 비가 오고 난 후의 풍광이었나 보다. 바닥이 흥건하고 바닥으로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이외에도 김경순 작가의 리틀 포레스트, 김현순 작가의 나의 정원, 이애란 작가의 설경, 이은숙 작가의 수덕사의 가을, 조인경 작가의 앨리스의 뜰, 최상숙 작가의 희망나무, 최순옥 작가의 청춘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풍광이 좋은 대청호 역시 더디기는 하지만 도시가 가지는 재생의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주거지역에서 상업과 산업의 중심지로 그리고 다시 주거지역으로 바뀌기도 하고 가난했다가 부유했다가를 반복하게 된다. 위기가 도시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해결의 실마리도 도시에 있다. 지속 가능하면서도 살만한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 아트 나비센터의 향후 미래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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