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Nov 15. 2018

정크아트

음성군의 폐품 예술

음성군은 유독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음성군의 대표축제인 품바축제도 가진 것이 없지만 인생만은 즐겁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고 예술촌으로 자리 잡은 음성 품바 예술촌 역시 생활 속에 볼 수 있는 것을 가지고 만드는 예술가들의 공간이다. 음성군청 뒤쪽으로 올라가면 있는 가섭산 자락에는 정크아트가 자리하고 있다. 

가섭산의 단풍은 이제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 잎들을 거의 모두 떨어내고 일부 나무들만 가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버려진 것을 활용한다는 것은 미덕이라기보다는 궁핍한 것을 상징한다. 

사람들이 쓰다 버린 물건이나 버려진 쓰레기를 활용하면 이렇게 자연 속의 새로운 입체적인 그림을 만들어볼 수 있다. 도시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들어가는 입구의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쓰레기들을 고르고 모아 아상블라주(assemblage, 조합)라는 기법을 통해 작품이 만들어졌다. 버려진 그대로의 날것이 주는 질감을 살려 쌓여가는 쓰레기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간이다. 정크라는 단어가 붙은 것 중에서 정크아트가 가장 긍정적이다. 정크푸드, 정크 뉴스, 정크본드 등은 두 부정적으로 사용이 된다. 

이곳에 폐품이나 쓰레기를 활용하여 만든 정크 아트들을 보면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 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업사이클링(upcycling)’으로 버려진 고철. 나무. 헌 옷의 천을 이용해서 만든 것을 보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겨우 번 돈으로 구입한 고철 덩어리를 로봇 파이터로 만들어 지하의 복싱 세계를 벗어나 재기하는 내용을 담은 2011년 작품 휴 잭맨의 리얼 스틸이다. 

표정이 독특해 보인다. 정크 아트에 자리한 각 로봇들의 골격과 재질의 구조, 체구 등에 따라 각양각색의 굉음이 울려 퍼지는 느낌이다. 어딘가 있을지 모르는 작동 버튼을 누를 때에도 각각의 로봇들은 엔진 소리, 컴퓨터 소리 등 저마다 다른 특징의 동작음을 낼 것만 같았다. 

기계들이 생명을 얻는 순간, 감정적으로 이입될 때가 있다. 어느 순간 마치 그들과 진짜로 대화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비록 쓸모 없어지고 버려진 것들이지만 새롭게 조합을 이루면서 환상적인 로봇들의 압도적인 비주얼은 아니지만 나름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음성 송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