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백

살아갈 의미를 찾는다면...

정의로운 복수 뭐 그런 달달한 것은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사립유치원의 사태만 보더라도 그들에게서 최소한의 기준이나 합리적인 것 따위는 없다. 필요할 때는 공공성 불리한 것은 사적 재산을 운운한다. 요즘 세태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비열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비열하게 돈을 버는 건지 돈을 벌다 보니까 비열해지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비열하고 야비한 사람을 찾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은 세상에 직면해 있다. 미쓰백에서는 그런 사람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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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지키려다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되어 외롭게 살아가던 백상아는 세상일에 관심이 없다. 평범하게 사는 것도 관심이 없고 어느 곳에도 마음을 두지 않는다. 그녀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매 순간 날 배신하는 게 인생이야”라는 마인드로 세상을 살아간다. 한지민은 그 역할을 소화해내기 위해 거친 피부와 짙은 립스틱 등과 담배를 피우며 거친 말투를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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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의 앞에 소녀가 나타난다. 지금도 전국에는 저런 아이들이 수많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대체 부모의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왜 생식의 기능을 주었는지 신의 의도를 의심해볼 때가 있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라던가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독립적인 인격체를 가진 그런 존재를 약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폭력에 노출된 수많은 아이들은 또 하나의 괴물로 성장해가는 경우가 많다. 겨우 성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인해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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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아는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를 가진 한 아이 지은을 만나면서 조금씩 자신도 모르는 모성본능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소녀를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아이를 사람이 아닌 그냥 말하는 동물로만 생각하는 친아버지와 계모 사이에서 정상적으로 커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는 소녀에게 멋진 보호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런 나라도 괜찮냐고 묻는 미쓰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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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약자들은 자신보다 더 약한 사람들에게 더 악랄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약자들은 보통 자존감이 무척이나 낮은 경우가 많은데 그 낮은 자존감을 약자에게 화풀이하면서 채우는 것이다. 극단의 폭력성을 가진 자격 없는 부모와 연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데이트 폭력에는 공통점이 있다. 미쓰백은 그런 극단의 폭력성이 있는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관심으로 일관했고 흔히 풀어나가는 남녀관계의 낭만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는 무덤덤하게 영화를 이끌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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