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한을 품어 크게 우는 소리는 어디에?
역사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서 양반가가 긍정적으로 그려지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듯하다. 폐쇄되어있고 기득권으로서의 욕심만 철철 넘치는 족속들로 일부 다처제도 상당히 부정적으로 그려낸다. 지금은 공식적으로 일부다처제가 아니지만 실제 그럴까. 차라리 공식적으로 책임을 졌던 조선시대가 더 합리적인 것이 아닐까. 아무튼 일부다처제에서 여성들의 탐욕을 그린 여곡성은 공포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 여자가 한을 품어 크게 우는 소리를 듣는 것만큼이나 서늘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곡성은 문제의식을 제기하지도 못했을뿐더러 공포영화다운 면모도 보이지 못했다. 여곡성에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옥분이 원인 모를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되고, 비밀을 간직한 신 씨 부인과 집안의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고 한다.
조선의 최고 사대부 집안이나 지금의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는 지배층이나 다를 것이 없어 보이기는 한다. 가문을 멸하려는 악귀와 공존하면서 살면서 안주인은 서늘한 표정 뒤로 권력에 대한 욕망을 채우려고 하고 그 아들의 세명의 처 역시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서영희는 이런 역할을 잘 소화하는 배우이기는 하나 스토리의 개연성 부족 때문인지 영화는 산으로 간다.
굳이 이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생각한다면 사대부라는 존재, 첩, 권력욕, 출사 이 모두 정상적이면서 객관적인 관점이 유지될 때 의미가 있다는 정도다. 왜 아이돌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려 할까. 나이는 먹어가고 갈만한 곳은 많지 않다고 하지만 보는 사람도 생각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