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 살인

법은 참 이용하기 좋다.

법이라는 것이 만들어진 것이 사람을 못 믿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법은 제대로 알면 방어하기에 참 좋은 그런 무기가 될 수 있다. 기득권들에게 법은 합법적으로 방어를 할 수 있는 좋은 무기다. 검사나 판사가 공정하게 판결을 내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순수한 것이 아니라 순진한 것이다. 공정한 판결은 모든 언론과 여론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히고 사법부가 빠져나갈 구석이 없는 아주 몇몇의 사건에만 한정된다. 사람들은 기소가 된 것과 무죄로 판결 난 것에 큰 차이를 모르지만 언론은 그것을 활용하는데 도가 텄다. 혐의 없음으로 밝혀졌어도 먼저 기소의견으로 송치라고 하면 그 사람은 유죄라고 편견을 가지게 된다. 특정 재벌의 비자금 조성도 사익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언론에서 쓰면 법원에서는 그것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3년형에 집행유예 5년으로 선고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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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 살인은 실화로 법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려고 하는 살인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암수 살인이란 피해자는 있지만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을 말하는데 세상에는 생각 외로 그런 사건들이 많다고 한다. 간혹 시사프로에서 발굴하는 몇 건의 사건이나 빛을 보지 대부분은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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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된 살인범 강태오(주지훈)는 형사 김형민(김윤석)에게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데 이는 강태오에게 다른 꿍꿍이가 있어서 그런 자백을 하게 되는 것이다. 뒤의 살인 수사가 경찰의 허위자백이나 강요에 의한 것으로 몰아가고 이미 앞서서 행한 살인에 대한 면죄부를 받으려는 꼼수였다. 형사의 직감으로 자백이 사실임을 확신하게 된 형민은, 태오가 적어준 7개의 살인 리스트를 믿고 수사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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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의 진술만 믿고 마약수사대에서 낯선 형사과로 전출을 자처하고, 팀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기에 동료 형사들 사이에서도 외면받는 상황 속의 김형민은 궁지에 몰리게 된다. 영화 속 강태오는 연쇄살인범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분노장애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사악하다는 것은 약한 자들에게 감정적 상처를 주고, 그들을 위협의 대상으로 삼아 고통을 가하고, 그러한 모든 행동에서 만족을 얻으려는 의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온갖 불법 혹은 탈법으로 돈을 모아 약한 자에게 고통을 가하는 기업인이나 영화 속의 살인범은 공통적인 사악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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