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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5. 2018

고성 옥천사

독립운동을 했던 스님들의 흔적

하동에 가면 지리산 자락에 대표적인 사찰인 쌍계사가 있다. 고성 옥천사는 그 쌍계사(雙磎寺)의 말사로 오랜 역사를 가진 사찰이다.  670년(문무왕 10)에 의상(義湘)이 창건하였으니 시간으로만 본다면 1,400년이 훌쩍 넘었다. 쌍계사를 가본 적이 있어서 가람의 규모를 알고 있는데 옥천사를 와보니 건물 크기나 가람의 규모를 보면 쌍계사를 넘어설 정도였다.  


우선 옥천사의 일주문을 지나서 올라가 본다. 이곳에는 보물 제495호로 지정된 임자명반자(壬子銘飯子),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60호인 반종(飯鐘),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32호인 대웅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53호인 자방루,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46호로 지정된 명부전등 수많은 문화재 등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사천왕이 잡귀를 잡아주고 있으니 안심하고 안쪽으로 걸어서 들어가 본다. 유명한 약수가 있다고 하는데 최근에는 조금 변질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천왕문을 지나고 나니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이 나온다. 이 건물은 선경비각으로 벽돌담의 안쪽에는 1922년에 세워진 '증 호조참판 안공 선경비'로 안공이라는 사람은 옥천사에 시주를 많이 했다고 한다. 서원이나 향교가 아닌 사찰에서 하마비가 있다는 것도 독특해 보인다. 

옥천사에서 특이한 것은 이 건물로 임자명반자는 고려시대에 동으로 만든 것이고, 자방루는 지은 지 300년이 넘는 우아함이 더해지고 있다. 옥천사에서는 바다가 멀지 않은 곳이기에 의무적으로 승려로 이루어진 승군을 배치해야 했는데 이곳 자방루가 그런 승군들의 훈련장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 건물을 돌아가지 않고서는 안쪽에 대웅전으로 갈 수는 없다. 다른 출입구가 없이 자방루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있다. 마치 외부로부터 방어를 위해 만들어놓은 구조처럼 보인다. 자방루라는 뜻은 꽃다운 향기가 점점 불어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이는 불도를 닦을수록 향기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자방루를 지나고 나이 대웅전이 드디어 드러난다. 앞쪽에는 오래된 절 당간이 있고 위쪽으로 걸어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이 대웅전은 정유재란 당시에 왜군들에 의해 방화로 불탔다가 인조 27년(1649)영옥대사가 중창하고 숙종과 영조 때 개수하였으나 오래되어 고종 원년(1864) 용운 대사가 중건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자방루는 규모가 크고 대웅전은 그것보다는 작아 보였으나 작으면서도 알찬 느낌의 권위가 드러난다. 조선 후기 다포계 팔작집의 화려한 격식을 제대로 갖추고 있으며 남해안 지역에 건립된 다른 사찰보다 상당히 신경을 써서 만들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옥천사 대웅전에 모셔진 불상은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이다. 세 분이 똑같이 손을 허벅지에 가지런히 놓은 수인을 하고 있다. 

뒤쪽으로는 부속 암자로는 백련암(白蓮庵)·청련암(靑蓮庵)·연대암(蓮臺庵) 등이 있다. 옥천사가 있는 연화산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며 높이 528m. 태백산맥의 최남단 여맥에 위치한 산의 주변 공원 면적은 28.717㎢로 산이 위치한 개천면·영현면과 동남쪽의 마암면 일대까지 포함되어 있다. 

옥천사의 자방루 옆에 심어져 있는 감나무에서 크기는 작지만 알차 보이는 대봉감을 따 보았다. 하동의 대봉감과 다르지만 익으면 상당히 맛이 좋아 보인다. 이 맛을 보았으면 하는 사람에게 주었다. 

옥천사 아래쪽에는 자그마한 저수지가 있다. 옥천사에는 진리를 탐구하는 집이라는 탐진당, 부처가 제자들을 설법을 듣고 깨달으라는 곳의 독성각, 북두칠성을 신격화한 칠성신을 모신 칠성각,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하여 염라대왕 등 10대왕을 봉안한 전각인 명부전,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생을 8폭의 탱화를 그려 모신 팔상전등 사찰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대부분의 건물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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