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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2. 2018

소확행 선물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재미있다. 

안동에 자리한 공예문화 전시관은 볼 것도 많은 안동댐에 있는 체험하는 공간이다. 공예문화전시관에서는 다양한 체험과 만들기를 해볼 수 있다. 공예라고 하면 보통 장인의 숨결 혹은 여인들의 치장과 솜씨가 연상되지만 우리 생활에서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 공예 속에는 우리가 지우지 못할 선척적으로 유전되어온 감성문화가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 이날은 한 번 그것을 살펴봐야 했다. 이날 한지공예를 통해 누군가에게 줄 손거울을 만들었다. 


안동댐을 와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주 오래전에 이 부근에 와서 간고등어를 먹은 것 같은데 공예문화전시관은 처음 들어가 본다. 과연 우리는 문화적 관점에서 공예를 바라본 적이 있었을까. 10여 년부터 상품을 팔려면 먼저 문화를 팔아라 하는 말이 일상적이 되었다. 

생활감정이 가장 듬뿍 담겨있는 미술인 공예문화를 접해보기로 했다. 여러 가지 색깔의 한지 속에 빨간색을 골라보았다. 여러 가지 색깔이 있지만 모든 것을 빨간색으로 깔맞춤(혹시 비속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학사전에 등록된 말이다.)했다. 

좌측의 문양은 조금 나이 들어 보였고 우측은 꽃을 찾아가는 나비의 선이 이뻐 보여서 우측을 선택해본다. 

이제 재료를 세팅하고 작업을 시작해본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대부분의 종이는 기계지이며 양지라고 부르고 손으로 직접 뜬 종이를 한지라고 한다. 옛날의 계림지·삼한지·고려지·조선지가 모두 한지다. 우선 한지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두껍고 질기며 주원료는 마와 닥이다. 

생각 외로 한지는 섬세한 손길이 필요하다. 이렇게 손거울을 만들 때 앞에 한 장 뒤에 한 장을 사용하면 되는데 앞뒤로 풀칠을 하고 도 손거울 틀에도 따로 풀질을 하고 한 번에 얇게 바르기 위해서는 계속 손질을 하면서 펴주어야 한다. 한지는 기계지보다 우수하여 50배나 긴 생명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한지를 잘 펴서 붙인 뒤에 거울이 들어갈 부위를 만들고 거울이 잘 맞아 들어갈 수 있도록 테두리를 눌러준다. 우리나라의 종이는 마치 비단과 같아서 견지라고 부른다 라고 했는데 틀에 잘 맞아 들어간다. 

이 뒤의 문양도 잘 붙여주어야 한다. 강력본드로 붙이기 때문에 한 번에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지저분하게 뒤처리를 해야 한다. 한 번 자리를 정해서 붙이면 웬만해서는 떨어지지 않는다. 

드디어 만들어진 한지 손거울이다. 말려주어야 하는데 필자는 차의 리얼뷰 미러(룸미러)에 달아놓고 오니 표면이 대부분 말랐다. 

이날 같이 동행한 분이 자신의 것과 같이 찍자고 해서 찍어보았다. 일부러 그분의 손거울을 아웃포커싱 한 것은 아니다. 찍다 보니 이렇게 나와서 필자 것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가져다주니 이쁘다고 하면서 좋아했다. 이것이 소소하면서도 확실한 행복이라는 일상의 소확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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