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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9. 2018

오솔길

학동해수욕장의 색다른 매력

전국에서 모래가 아닌 몽돌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가장 많은 곳은 거제도다. 거제에 가면 몽돌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을 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개인적으로도 학동해수욕장은 여러 번 가보았지만 그 안쪽까지 걸어가 보지 않았는데 왠지 이번에는 그 안쪽으로 가보고 싶었다. 보통 한 번 밖에 나가면 걷는 거리만 10km에 달한다. 이번에는 학동의 오솔길을 걸어가 보았다. 

겨울의 한파가 시작되었지만 거제도는 따뜻한 편이다. 매년 느끼지만 거제도까지 왔다가 올라가면 고속도로를 가면서 온도가 내려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차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도차는 거의 10도에 달하니 몸이 으슬으슬해지는 것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구름은 떠있지만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순간이 학동해수욕장에 있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만 조금은 더 이 여유를 만끽해보고 싶은 마음이 앞에 보는 풍광을 잡아둔다. 


"아름다움은 새벽빛과 함께 동쪽에 떠오르는 것" - 파수꾼

"우리는 해 질 녘 창가에서 아름다움이 땅에 몸을 기대는 모습을 보았다." -  나그네

아름다움이란 욕구가 아니라 황홀한 기쁨이라고 한다. 아름다움이란 눈을 감아도 보이는 장면이며 귀를 막아도 들리는 노래라고 했던가. 이제 학동 오솔길을 걸어보는 시간이다. 이곳을  소개하면서 쓰여 있는 문구는 산다는 것은 기다림이며 길은 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도, 마음속에도 있음을 우리들은 아직도 헤아리지 못한 채 기대와 설렘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쓰여 있다. 

도시 속의 속살을 보는 것은 골목여행이지만 자연 속의 속살을 보는 것은 오솔길 여행이다. 오솔길의 중요성을 알게 되면서 제주도의 올레길이 생겨났고 전국에는 수많은 길들이 만들어져 있다. 거제도도 최근부터 오솔길을 알리고 있는데 적지 않은 오솔길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아쉽게도 거제의 오솔길은 관리가 안되어서 조금 위험한 길도 있었다. 학동에서 걷는 오솔길도 보수가 필요해 보였다. 오솔길은 거제의 바다와 바람소리, 숲 사이를 흘러가면서 만들어져 있다. 자연스러운 자연의 완전한 충만은 오솔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풍경의 매혹에 고단한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데 옛사람들은 자연을 통한 격물치지와 궁구를 통해 시 한수를 짓기도 했다. 천년을 변함없이 거제의 앞바다를 채우고 있는 바닷물속에 겨울 낭만이 있는 오솔길이 밝다. 학문의 길은 구할수록 멀었다고 토로했던 퇴계 이황처럼 아직도 발견할 수 있는 오솔길은 수없이 많아서 언제 다 걸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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