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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9. 2015

영화 마션

휴머니즘이 담긴 따뜻한 영화.

이미 책으로 재미있게 읽은 터라 영화가 어떨지 궁금했었다. 상업적인 영화를 잘 만들기로 소문난 감독 리들리 스콧의 작품이라 약간 기대도 했었다. 인터스텔라처럼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긴 작품은 아니고 그래비티만큼 정적이며 우주에 대한 것만 다룬 그런 작품도 아니다. 두 가지 영화의 장점을 적당히 잘 믹싱 한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그래비티보다는 재미있었으며 인터스텔라보다는 과학적인 완성도는 떨어지는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원작 마션에서는 마크 와트니가 생존하기 위한 수많은 생각과 실제로 사용할만한 그런 공식을 많이 담아놓고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은 많이 생략되었다. 수소와 산소를 태워 물로 만드는 정도나 도킹에 필요한 간단한 상식 정도만 나열하고 있기에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재미있는 영화이고 감동도 담은 영화이다. 슈퍼컴퓨터의 정밀한 계산으로 궤도를 계산해 날아간다 하더라도 백만분의 1의 오차에 의해 모든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는 마션 프로젝트는 거짓말처럼 성공적으로 끝이 난다.


화성은 생명체의 가능성이 있는 곳


표면이 붉은 행성이면서 그곳에 1년은 약 687 지구일이다. 그곳에서 가장 많은 자료를 보내준 것은 바로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호가 1998년에 그곳에 착륙해 예상 활동기간의 3배인 82일간 활동하면서 사진 1만 6 천장 등을 보내온 적이 있다. 마션의 저자는 화성에서 망가진 안테나 대신 배터리가 수명을 다해 멈춘 패스파인더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하다. 마크 와트니는 패스파인더호를 찾으면서 지구와 통신을 하기 시작한다. 16진법에 의해 치환하면 제약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그것을 넘어 그 패스파인도호를 해킹하여 지구와 통신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화성은 전기로 된 에너지원을 가진 자동차 같은 것을 이용해 이동이 가능한 곳이다. 만약 이곳에서 배터리를 이용한 비행기를 날리고 싶다면 가능은 하지만 불가능에 가깝다. 대기가 너무나도 희박하기 때문에 양력을 받기 위해서는 마하 1의 속도는 되어야 간신히 이륙이 가능할 것이다. 대기가 거의 없으니 한 번 방향을 잡으면 마치 우주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관성이 너무나 커서 방향을 바꿀 수가 없다. 영화에서 마트 와트니가 말했던 것처럼 Bye 하고.. 지나쳐가야 한다.


모든 것이 잘못되더라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계획처럼 된 것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잘 생각해보면 생각만큼 많지 않다. 화성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매 순간 순간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수분 간격으로 극심한 기압변화가 일어나는 화성은 정말 변덕스러운 날씨를 보이는 곳이다. 게다가 그곳에 보내는 자원은 모두 돈이다. 지구에서 속도를 초당 1km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연료는 전체 무게의 1.4배가 필요하다.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초속 8km가 필요하니 1.4를 8번 곱하면 무려 15배로 무게가 늘어난다. 그곳에 보내기 위한 필요 이상의 식량을 가득 싣는다면 이건 말 그대로 돈지랄하게 되는 것이다.


마크 와트니는 실패해도 계속 시작했다. 혼자서 떨어졌을 때도 살기 위해 처음 화성에서 감자를 키웠고 미니 농장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날라 갔을 때도 다시 계획을 짰다. 인생은 매번 새로운 변화에 직면한다. 그러나 그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즉 죽느냐 사느냐 혹은 실패했느냐 실패하지 않았느냐는 언제든지 새로 시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지구 궤도에 올려서 그 궤도를 유지하기 위한 속도 초속 8km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빠른 속도다. 마션에서 마크 와트니에게 보낼 단백질 바등이 담긴 식량 팩은 기존의 식량팩과 달리 정육면체로 만들어졌었다. 이리스가 엄청난 속도로 화성에 불시착할 때 그 충돌에서도 쓸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무인 우주선인 이리스는 가속 제한 없이 우주로 날아갔고 극도의 중력가속도는 단백질 바의 고체 입자의 결정을 부서지게 만들었다. 문제는 이 단백질 바등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인해 액화되어버린 것이다. 무게중심은 무너지고 결국 1단 로켓이 떨어지고 2단 엔진이 점화되자 더욱더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그 결과 액화화한 단백질 바등이 그 속도의 변화로 인해 뒷부분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볼트에 균형이 깨지자 결국 이리스호는 폭파한다. 머 나중에 중국이 도와주기는 했지만 그때는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휴머니즘이 담긴 따뜻한 영화


5명은 안전하게 살 수 있는데 1명을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 우리는 이런 질문을 끝없이 하고 살아간다. 그 답은 이렇다. 한 명을 살릴 수 있는데 외면한다면 그건 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동물이라는 점이다. 동물은 무리에서 떨어지고 가능성이 없는 자신의 종족을 가차 없이 버린다. 그래야 무리가 안전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말 그대로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인간이기에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 마크 와트니를 위해 533일의 여행을 더해야 하는 팀원 5명은 인간적인 선택을 내린다. 그것이 돌아올 수 없는 One Way Trip이라도 말이다.


지구처럼 대기가 있는 곳이라면 마지막에 비닐을 씌운 MAV프로젝트 같은 것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유인 우주선 역사상 가장 빠르게 가속되어 무려 12G의 압력은 마크 와트니를 짓눌러 버렸다. 1G는 지구에서 가만히 있을 때 받는 압력이다. 즉 당신의 몸무게를 결정해준다. 12G가 되면 70kg인 사람이 840kg로 변신하게 된다. 모든 장기는 엄청난 압력에 아우성을 치고 뇌는 그 압력을 이겨내지 못해 기능을 잃고 기절해버린다. 그 상태가 지속되면 갈비뼈가 모두 나가버리고 내장은 결국 그 압력에 제기능을 잃고 사람은 결국 죽게 된다.


최근 기술로 개발되어 F1 그랑프리를 달리는 머신들은 코너링을 할 때 3.5G 정도의 횡압력을 견디도록 개발이 된다. 그런데 이건 기계다.


죽지 않을 것이고 어떠한 문제가 없다는 가정 아래 긍정적으로 보아도 533일을 더 우주에서 보내야 하는 결정을 한 팀원들과 화학 로켓을 대신하여 이온 로켓 엔진을 단 헤르메스였기에 가능한 프로젝트 마션은 마크 와트니의 생존에 대한 의지와 팀원의 무한 신뢰가 만들어 놓은 영화다.


참고로 이온엔진은 전자기력을 이용하여 고속으로 이온 입자를 발사하는 로켓이다.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속이 빈 음극과 마이크로웨이브 전자 사이클론을 이용하여 최대 90,000m/s까지 낼 수 있다. 이온 입자가 그렇게 날아갈 수 있다는 말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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