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면서도 매력적인 배우
1998년생의 일본 배우 히로세 스즈를 처음 만난 것은 도쿄에서 여러 번 갈아탄 다음 시골까지 가서 멸치 덮밥(심지어 지인에게 만들어주기까지 했다)을 먹게 만든 영화 바다 마을 다이어리였다. 아야세 하루카때문에 본 영화였지만 그 영화에서 반항적인 막내가 한 명 있었다. 조용하게 연기하던 소녀가 이제는 성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은 라플라스 마녀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아직도 무언가 반항적인 얼굴의 배우이긴 하지만 담백하게 연기하는 것은 여전했다.
개인적으로 얼굴로 연기하는 것보다는 마음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좋다. 히로세 스즈는 그런 느낌을 주는 배우였다. 한국은 얼굴로 연기하는 배우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본은 마음으로 연기하는 배우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마음을 조용하게 들여다보면 그 소리가 들려온다. 원하는 소리를 들었지만 현실 때문에 그것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던가 아예 마음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음으로 연기하는 배우이기에 이렇게 소개를 해본다. 반항적인 얼굴이면서 어떻게 보면 배우로서는 평범한 비주얼임에도 불구하고 담백함이 느껴져서 좋다.
마음이란 상대방에게 쓰는 마음씨 혹은 그 색깔을 나타내는 마음결 등 이 모든 것은 근원적인 마음의 바탕(體 체)과 그것의 움직임(動 동)과 그것의 발현(用 용)과 그것의 모양(狀 상)이 나타내고 있다. 고요하고 담담한 마음자리는 외물에 감응이 되면 물결을 일으키게 되는데 감응의 물이 가라앉으면 다시 본연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오늘은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마음이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