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통체적인 난국 속의 한국

출산의 문제가 과연 결혼을 앞둔 남녀와 결혼을 한 남녀만의 문제일까. 필자는 출산의 문제는 국민성이 규모가 커진 경제를 따라가지 못한 후진적인 문제에서 기인했다고 보고 있다. 거시적으로 출산에 대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국회의원을 대체 누가 뽑았는가. 출산, 육아문제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배지를 달아준 사람들은 유권자들이다. 자신이 사는 지역의 아파트값을 올려줄 수 있는 사람과 나에게 바로 이득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있어도 뽑아준다. 그리고 나서 한탄을 한다. 한국사회는 출산을 하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곳이 못된다고 말이다.


국회의원들이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법안들을 보면 기가 찬것들이 많다. 대체 보좌관들은 무엇 때문에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들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법이나 예산은 바로 여자를 아기를 낳는 공장으로 보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돈을 주면 아이를 낳는다는 관점부터가 잘못되었다. 출산을 하기 힘든 가정환경의 문제를 크게 보면 집값, 직장, 육아환경, 서열화된 사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당장 집값만 봐도 정부 고위직이나 국회의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돈을 풀어서 집값을 올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 짐을 누가 진다고 생각하는가. 의식주가 기본이라고 하는데 주가 확보가 안되는데 애를 낳아 키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애를 키울 곳이 없는 젊은 부부를 위해 대출을 해주고 전세자금 대출을 해줄 것이 아니라 부동산을 안정화하고 그걸 내세우는 국회의원 후보는 뽑아주면 안 된다.


둘째로 직장의 문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감당하기 힘든 집값은 부부를 모두 직장으로 내몰게 만든다. 퇴직을 하게 되면 사회적 안전망이 상당히 부족한 한국사회에서 직장을 나오는 것은 바로 기초생활이 힘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괜찮은 직장은 많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그 정책은 헛발질만 하고 있다. 근본의 문제는 놔둔 채 자꾸 위에다가 무언가를 덮기만 하면 그 속에서는 이유를 모르는 세균이 곪아가면서 원래의 상처가 무엇인지 모르게 만든다.


셋째로 육아환경의 문제다. 앞서 말하지 않았는가. 한국은 경제규모에 비해 후진적인 국민성을 가졌다고 말이다. 즉 선입견이라던가 고정관념이 적지 않다. 육아는 전통적으로 엄마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은 남자들이 가지고 있다. 외벌이는 당연하게 여자가 거의 다 맡아야 하며 맞벌이도 엄마의 비중이 높다. 그리고 가사 역시 비슷한 비중을 가지고 있다. 물론 전통적으로 남자에게 씌워져 있는 책임감의 문제도 같이 논의되어야 한다. 경제적 책임만 진다면 육아에서 자유로워도 좋다고 하는 한국사회의 메시지나 여자도 경제적으로 같이 고민하고 책임을 나누어야 한다는 메시지도 공감해야 한다. 물론 합리적인 정부의 육아지원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넷째로 서열화된 한국사회의 문제다. 지금 한국의 구조적인 경제의 침체는 정부보다 대기업의 책임이 훨씬 크다. 그만큼 많은 혜택과 정책을 밀어주었는데 새로운 시스템이나 상품을 개발하는 대신에 쉬운 유통업이나 프랜차이즈와 골목상권에서의 각종 이권을 장악했다. 대기업의 인재상은 정말 통찰력이 있는 창의적인 인재가 아니다. 학벌이 좋으면서도 그다지 똑똑하지 않아도 충성심 있으면서 시스템의 한 부속처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을 모아놓은 사업부가 전 세계에서 경쟁이 될만한 사업을 발굴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런 서열화된 사회를 살아온 한국 젊은이들이 미래가 보이지 않는 한국에서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싶겠는가.


게다가 사회에 나와서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학벌은 따라붙는다. 어느 대학을 나온 누구가 이런 걸 한다라고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시사프로에서 조차 주로 사용한다. 연예인에게도 그런 프리미엄이 붙는다. 사람을 평가할 때 다각도로 평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물론 경쟁률이 높은 좋은 학교로 들어가기 위한 노력도 당연히 평가항목 중 하나다. 그러나 그것이 평가항목 중 하나여야 하지 전부여서는 안된다.


위의 네 가지가 선행적으로 해소가 되어야 한국의 고질적인 출산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지만 솔직히 상당히 힘들 것 같다. 출산정책에 쏟아붓는 돈을 제대로 써야 하고 이를 생각하고 입법하는 국회의원이나 고위직 공무원의 통찰력 있는 시선이 필요하지만 뭐 그 사람들을 뽑는 것도 한국인이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육아를 도와주는 그 조부모 역시 유권자일 텐데 왜 잘 안 바뀔까. 출산의 문제는 비단 정치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유권자인 성인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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