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만 원

최저임금과 언론 이야기

올해부터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월급으로 환산하면 174만 원이라고 한다. 유급 휴일까지 포함해 한 달 노동시간을 209시간으로 계산한 것이니 알바보다는 정기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가 그 대상이라고 봄이 마땅해 보인다. 174만 원을 받기 위해서는 알바라기보다는 일반 직장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자꾸 알바의 프레임을 가져오는 것일까. 상당수의 아르바이트가 저 금액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월평균 보수 210만 원 이하 노동자를 고용한 30인 미만 사업주를 지원한다고 하는데 왜? 대기업의 쥐어짜기, 건물주의 임대료 문제를 정부에서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부는 그들을 건드리기 힘드니 모든 사람들에서 받는 세금을 십시일반으로 나누어준다는 것인가.


최저임금을 제대로 접근하기 위해서 선행해서 처리해야 될 법안이나 문제들이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는 돌아가면 자꾸 왜곡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언론의 기사들을 한 번 볼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그 속내가 궁금해진다.


중앙일보 '[단독] 등급 없는 '깜깜이 살생부' 성적표.. 대학들 "어이없다"' -> 등급을 매겨서 서열화해주어야 계급사회가 더 명확해질 것 아닙니까.

연합뉴스 '사립유치원 광화문서 '차량시위'.."비리집단 아니다"' -> 그냥 이대로 제약 없이 마음대로 돈을 쓰게 해 주세요.

뉴시스 '[주휴수당 강행]'헌법소원' 맞불.. 소상공인聯 "정부가 범법자로 내몰았다"' -> 기존 시스템 혹은 건물주에 대항하기 힘드니 정부랑 싸울래요.

한국일보 '결국 각자도생? 끝나지 않은 유치원 입학전쟁' -> 학부모를 불안하게 만들 테니 이제 그만 접으시죠.

중앙일보 '삼베 수의, 국화 영정.. 전통 장례 아니었다, 일제 잔재' -> 글쎄... 스며든 일본문화라지만 일본 문화를 다시 언급해주자.

중앙일보 '[단독] 檢,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의혹 별도 전담수사팀 구성' -> 지금 사실로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지만 시작했으니 이 정권도 문제 많다고 생각해보자.

연합뉴스 '최저임금 산정에 주휴 시간 포함 명문화.."산업현장 혼란 감소"' -> 복잡하시죠? 최저임금이 아무튼 문제라니까.

동아일보 '백팩, 공책, 형광펜… 작심 발언 준비한 조국' -> 혼신의 힘을 다해 이 정권을 방어하겠다는 이미지 심어주기

동아일보 '세수 넘치는데 적자국채 발행 추진 의문…前사무관 폭로 파문 확산' -> 제목은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하고 내용은 살짝 중의적(파문을 확산하는 것이 누군지를 알면서도)으로 오해해라.

국민일보 '2개 임금 충돌이 ‘연봉 5000만 원 최저임금 미달자’ 만든다' ->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평균 이상의 급여를 받는 직장인도 루저가 된다.

중앙일보 '연봉 5000만 원 최저임금 위반 논란에···정부 한발 후퇴' -> 너희들이 잘못했지? 연봉 5,000만 원은 아무나 받을 수 없는 중요한 기준이야.


쓰다 보니 주로 보수경향(보수라고 보기에도 너무 치우치긴 했지만)의 언론사들은 여론을 어떤 한 방향으로 끌어가기 위해 치밀한(상당히 엉성하지만 그럴듯한) 계획을 세우고 기사를 쓴다. 물론 자칭 진보라고 생각하는 언론들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에서 진보는 약자이니 우선 언급은 하지 않겠다.


한 달에 174만 원이라는 돈이 작다면 작은 것이고 많다고 보면 많을 수 있지만 연봉 5,000만 원을 언급하면서 최저임금과 연결시키는 것은 억지다. 극히 본봉보다 상여금이 많은 직장인의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면서 일반인들은 엄청나게 싫어할 기본(?) 수학공식을 들먹인다. "월급(분자)엔 번 돈보다 적은 금액이, 근로시간(분모)엔 일하지 않은 시간이 들어간다." 우선 처벌 그리고 공식, 돈 같은 것이 의미 없이 섞여 들어가서 짬뽕이 되고 보는 이는 최저임금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게 된다.


한국의 주거 보급률은 100%가 넘었지만 사실 주거안정은 먼 나라의 이야기다. 최저임금 혹은 그 이하를 받는 분들은 주거안정이 되지 않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즉 겨우 살 자리를 보전하고 한 달을 살면서 근근이 먹고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잘리지 않고 중소기업을 다니면서 평균 연봉 5,000만 원을 받으려면 평균 12년(평균의 함정도 있긴 하다)이 걸린다고 한다.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추진력이 필요하고 그 추진력에는 정당성도 실어야 한다. 정당성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납득할만한 이야기와 함께 언론의 난타전이나 본질의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부여되지 않는다. 지금의 사회의 혼잡은 그 정당성에 흠집이 나고 추진력이 없어서 생기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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