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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4. 2019

고추장 만들기

보통 고추장은 사서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추장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 물론 직접 만드는 것은 곱게 빻은 고춧가루를 사용해야 하고 메줏가루와 소금을 넣고 조금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재료를 약간 넣기도 한다. 찹쌀로 만들면 찹쌀고추장이며 밀가루로 만들면 일반 고추장, 보릿가루 고추장도 있다. 여기에 식혜의 물을 졸여서 만든 조청(엿기름)을 사용해야 한다. 비율은 고춧가루 1:메줏가루 0.5:소금 0.25:조청 0.75:기타(오미자 청등) 0.25를 넣고 열심히 치대면 만들어진다. 

고추장을 만들어볼 수 있는 문경 모심정은 봉황이 날아갔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그만큼 땅의 지세가 좋다는 곳인데 얼마나 땅의 지세가 좋기에 봉황이 나왔을까. 

우리 고유의 맛을 추구하는 모심정에서는 다양한 음식문화의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증보산림경제』에는 메주를 가루로 만들어 체로 친 것 1말, 고춧가루 3홉, 찹쌀가루 1되를 넣고 좋은 간장으로 개어서 담근다고 되어 있는 고추장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 본다. 

물론 고추장은 해남이나 순창 등이 유명하기는 하다. 그래서 순창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면 무언가 신뢰가 가는 것은 사실이다. 옛날에는 지금과 다른 비율로 고추장을 만들었다.  지금의 고추장보다 고춧가루를 훨씬 적게 쓰는데 찹쌀이나 멥쌀 등 탄수화물 식품이 주가 되는 대신 메줏가루가 주가 되어 만들어졌다. 

우리가 흔하게 보는 고추장은 장의 분류 중에서 가장 늦게 등장했다. 간장이나 된장은 일찍이 우리의 음식문화로 자리해왔지만 빨간색의 음식을 만들어내는 고추가 임진왜란 이후에 들어왔기에 그때부터 한국인의 음식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고춧가루의 향을 맡아본다. 고추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고춧가루에서 출발한다. 냄새가 괜찮게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고추장은 소금의 짠맛과 고춧가루의 매운맛, 메줏가루에서 나오는 단맛이 어우러지는 장이다. 중국과 일본에도 간장, 된장과 비슷한 양념이 있지만, 고추장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장이다. 

비율에 따라 잘 넣어본다. 장류에서 고추장은 모든 장의 장점을 가지기도 하면서 장의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섞여서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치대면서 만들어보면 알겠지만 치대는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고추장의 색감이 좋아진다. 즉 여성이 만드는 것보다 남성이 만든 것이 더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음식에는 힘(모든 음식에 힘이 필요하지는 않다)과 정성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든다. 

고추장은 숙성 고추장이 있고 일반 고추장이 있다. 숙성 고추장은 바로 먹는 것보다 시간을 두고 숙성시켜서 먹으면 맛이 더 좋아진다. 간을 보기 위해 살짝 맛만 보았지만 고추장이 참 잘되었다. 식품업계의 트렌드가 가정 간편식(HMR)과 밀 키트 등 간편 조리 식품으로 이동하고 1~2인 가구나 맞벌이 가정은 조리 과정이 길고 복잡한 요리를 대신, 간편한 즉석조리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하지만 건강한 고추장의 매력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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