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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31. 2019

중용을 택하다.

고성의 위계 서원 (葦溪書院)

나라 하나 정도는 잘 다스릴 수도 있고 기업도 경영할 수 있으며, 작위와 관록을 사양할 수도 있으며, 서슬이 퍼런 칼날을 밟을 수도 있어도 중용은 잘할 수 없다고 하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다 드러내는 태도와 자기 자신을 미루어서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고 한다. 자신에게 베풀어지기를 바라지 않는 것을 또한 상대방에게 베풀지 않아야 한다.

고성은 군인데도 불구하고 서원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도산서원, 도연 서원, 수림 서원, 갈천 서원, 덕산 서원, 위계 서원까지 고성에 자리를 하고 있다. 1713년(숙종 39)에 지방유림의 공의로 이인형(李仁亨)·이의형(李義亨)·이익인(李翊仁)·이현(李顯)·이응성(李應星)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하여 창건하여 위패를 모신 위계 서원은 동재·서재는 유생들의 강학 장소와 숙소로 사용되었으며, 향사(享祀) 때 제관(祭官) 및 유생들의 숙소로 사용되기도 한다.

 1844년(헌종 10) 경상남도 고성(固城)의 위계 서원(葦溪書院)에 제향 된 이인형은 어려서부터 재주가 뛰어나 15, 16세에 문명이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이인형은 당시 김산군에는 개령(開寧)에 요승(妖僧)이 있어 온갖 방법으로 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들을 속였는데, 아전을 시켜 요승을 잡아 처치하고 요승의 근거지를 불태워서 민폐를 막았다고 한다. 

서원을 구성하고 있는 건축물은 크게 선현의 제사를 지내는 사당과, 선현의 뜻을 받들어 교육을 실시하는 강당과, 원생·진사 등이 숙식하는 동재(東齋)와 서재(西齋)의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건물은 검소한 선비정신에 따라 복잡한 포(包)나 장식을 피하고 익고(翼工)이나 도리집 등의 간소한 양식으로 화려하지 않게 꾸민 것이 일반적이다. 

서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은 사서오경으로 본원(本原)을 삼고, ≪소학≫·≪가례 家禮≫를 문호(門戶)로 삼는다는 것이 상례로 되었다. 청계 서원(淸溪書院)의 원규에는 독서의 순서를, ≪소학≫·≪대학≫·≪논어≫·≪맹자≫·≪중용≫·≪시경≫·≪서경≫·≪주역≫·≪춘추≫의 차례로 규정하고 있다. 

사람 중에 어찌하면 좋을까, 어찌하면 좋을까 하며 고민하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공자조차 정말 어찌할 수 없다고 한다. 군자는 일의 원인을 자기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고 한다. 

말은 그 뜻을 정확하게 표현하면 그만이라고 하는데 쉬운 것 같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이 많지가 않다. 위계 서원에는 여러 사람이 모셔져 있지만 위계 서원에 직접 와서 보니 두보라는 중국의 시인이 생각났다. 두보 시가 가진 사상의 위대함은 먼저 시가 전체를 관통하는 고도의 인도주의 정신이 담겨 있다. 


"해가 다 가도록 백성들 근심하고, 탄식하다 속이 다 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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