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Feb 01. 2019

산책 Hollick

고성 상리 연꽃공원

대자연은 말없이 있어도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미쳐서 문화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만들어낸다. 겨울은 대자연의 본모습을 보여주기에 더 좋을 때가 많다. 겨울 풍경이 매력적인 아이슬란드의 대표 가수인 비요크는 대자연이 자신의 음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천에서 고성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항상 이곳을 지나쳐간다. 이곳은 여름에 더 화사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주는 연꽃이 만개하는 곳이기도 하다. 상리 연꽃공원이 자리한 고성군 상리면(上里面)은 삼한시대(蔘韓時代)에는 변한(弁韓)의 성한(星韓) 땅이었으며 소가야(小伽耶) 때에는 보령향(保寧鄕)에 속하였고, 고려현종(高麗顯宗) 9년(1018년)에 고성현(固城縣)으로 개칭되면서 "상리(上里)" 또는 "오산(烏山)"으로 불리기도 했던 곳이다. 

적지 않은 여행객들이 고성으로 떠난 시기에 나는 이곳을 찾았다. 이렇게 사람이 드문 겨울 여행에는 내 안으로 마음껏 침잠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좋다. 어디로 산책길을 돌아서 걸어도 마주치지 않고 내 마음대로 걸어볼 수 있다. 

연꽃공원의 가장자리의 벤치에 걸터앉아 잠시 고성의 관광안내 책자를 뒤적여 보았다. 고성군의 상리면에는 이무기와 연결된 사찰인 와실사 전설과 중요 무형문화재 제84-1호로 지정된 고성농요와 척번정리 조동마을 입구에 천상과 지상을 연결해준다는 조동 무지개다리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연꽃공원의 뒤쪽에 자리한 무이산에는  신라 신문왕 8년(서기 688년) 의상조사가 창건했다는 문수암이 있다. 무이산에는 문수보살(文殊菩薩)은 석각이고, 관세음보살상(觀世音菩薩像)은 두자 일곱치 크기의 목각으로 되어 있다. 기암절벽이 암자 뒤편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숨겨진 절경이라고 한다. 

연꽃공원처럼 물이 있는 곳은 보통 소류지의 용도가 있다. 하천이 잘 발달하지 않은 지역에서 경작지에 공급할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극히 규모가 작은 저수시설로써 평지를 파고 주위에 둑을 쌓아 물을 담아 놓은 형태를 소류지라 한다.

2019년의 설이 며칠 남지 않은 날이다. 고성 상리 연꽃공원의 겨울은 무채색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그리고 끊임없이 나를 현혹하는 산책의 매력이 충분한 여행지다. 


고성 상리 연꽃공원 : 경남 고성군 상리면 척번정리 248


매거진의 이전글 화양구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