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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4. 2019

벗을 사귀는 도리

사천 곤양면의 향교와 물고뱅이 마을

사람을 사귄다는 것은 그 사람의 덕을 벗 삼는 것이므로 내세우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나이가 많음을 내세우지 않고 자신의 지위가 높음을 내세우지 않고 자기 주변에 부귀한 사람이 있음을 내세우지 않는다. 곤양면에는 물고뱅이 마을이 있는데 물이 고인다는 의미와 무기를 만들어 보관한 무기고라는 뜻을 가진 마을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다른 의미로 개명시키기도 했지만 곤양면의 소나무 오솔길과 돌탑이 있는 길이다. 

 

사천 곤양면의 물고뱅이 마을에는 다솔사 경내와 인근에는 묘지를 쓸 수 없다는 어명을 새긴 비석에 ‘어금혈봉표(御禁穴封標)’라 쓰여 있다.  세종과 단종의 태실지가 인근에 있기에 승려들의 상소로 명당 터가 많은 봉명산에 묘소를 쓰지 못하도록 한 것이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우리나라 근대 역사와 문학이 살아 숨 쉬는 사찰이며 특히 작설차 생산지로도 이름난 다솔사와 신월정, 관월 정, 곤양향교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한겨울에 정자에서는 시래기가 말려지고 있다. 시래기는 영양가가 많은 음식재료다. 오래된 곳을 찾아가 보는 것은 그것만으로 옛사람을 벗으로 삼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옛사람이 지은 글과 시를 읽고 지은 책을 읽으면서도 옛사람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볼 수 있을까. 한 고을에 선한 선비는 그 고을의 선한 선비를 벗으로 삼는다고 한다. 

사천의 곤양면 무고리의 무고(舞鼓)는 산수가 웅장하고 화려하여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많은 명당(明堂)이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무고(武庫)라는 옛 명칭은 곤양(昆陽)의 산세가 천군만마(千軍萬馬)를 거느릴 대천자가 나올 곳으로 천자가 세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필요한 무기를 만들어 보관하는 곳인 무기고(武器庫)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무고는 만점(萬点), 원동(院洞), 신촌(新村), 상촌(上村), 평촌(坪村)이라는 다섯 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도지정 유형문화재 제221호인 곤양향교는 세종 때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종 4년(1663)에는 군수 박영계가 이지역으로 옮겼고, 순조 7년(1807)에는 군수 신오가 부임해 와서 다시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배움을 청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 물과 같음을 생각하는 것을 따르는 것이다. 물 자체에 아래로 흐르는 경향성이 있뜻 사람의 본성 자체에는 선의 경향성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마음을 남김없이 실현하는 자는 자신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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