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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10. 2019

젊은 중년

신방도서관 - 중년 살이

대한민국의 중위연령이 40세를 넘은 것이 2015년으로 4년 가까이가 지나갔다. 보통 중년을 사람에 따라 임의적이고 다를 수도 있지만 40세 이후부터 노년기를 칭하는 60세 전까지를 포함하기도 하고 그 중간을 나누어 장년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중년 살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우선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 과거에 대한 추억과 회상에 점점 몰두하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제야 무얼 바꿀 수 있을까란 생각으로 현재에 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천안의 신방도서관에는 한 뼘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어 다양한 소규모의 전시전을 열고 있다. 도서관이라는 의미보다 예술적인 느낌이 강한 공간이기도 하다. 야외에는 적지 않은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인생에서 쉬어가는 페이지라는 의미의 북카페로 들어가 본다. 지금의 40 대중 자유와 개성을 중시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영포티라고 부른다.  트렌드에 밝고 왕성한 소비력과 합리적 태도를 가진 새로운 중년 세대를 칭한다. 경제 호황기를 거치며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인 세대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영포티의 특징이라고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여전히 옛날 중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도 하다. 

중년이 느꼈을 다양한 감정을 작품으로 녹여냈다. 작가는 더 예쁜 여자의 모습보다 나이 들어가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한 중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름다움을 무시하거나 포기했다는 말이 아니라 사랑받고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라고 한다. 

수많은 모습들의 자화상이 무언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하루를 잘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잘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중년들의 모습은 젊은 중년으로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희망을 찾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쉬어가며 자신의 꿈을 위해 공부하기도 하고 삶의 충만함을 위해 책을 읽기도 하면서 공간을 활용하고 점유하고 있었다. 

제대로 된 자화상은 중년 이후에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뒤러(Durer, A.), 렘브란트(Rembrandt, H.van R.), 고흐(Gogh, V.van.) 등 걸출한 화가들의 자화상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자화상은 화가 자신이 인식하는 자아라는 차원에서 개성이나 천재성의 입증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작품전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이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한국의 자화상은 다른 나라에 비해 수량이 적은 편이다. 자화상이라는 장르 자체가 가지는 ‘자아와의 대결’이라는 명제(命題)가 동양의 초상화가 가지는 봉안·향사(享祀)라는 기념적 의취(意趣)와 대척점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 아름다워지고 예뻐지기 위한 젊은 중년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될 수 있다. 


김희수 중년 살이 전시전

천안시 신방도서관 한 뼘 미술관

2019.02.01 - 02.28

전시시간 오전 10:00 ~ 오후 8:00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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