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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19. 2019

공방 (工房)

음성의 체험 '토가공방'

지금은 공방이라고 하면 예술계 혹은 특정 취미를 가진 사람들만이 종사하는 그런 공간처럼 느껴진다. 공방은 조선시대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공방승지, 즉 동부승지는 6 승지 중에서 서열이 가장 낮았으나, 당하관에서 당상관으로 특명 제수되는 요직이었다. 그런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부부의 꿈이 배어 있는 곳이 음성의 토가공방에 있었다. 

이곳에서는 현장체험도 할 수 있지만 한잔의 차나 한잔의 맥주와 삼겹살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삶은 위대한 평범으로 가는 과정 속에 있다. 


"최고의 꾀는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사는 것이다." 

황토는 우리의 피부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내부와 외부의 온도조절과 습도 조절이 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과 시간이 갈수록 은은한 멋을 내는 매력도 있는 것이 황토다. 이곳으로 내려온 부부는 황토로 집을 지었다고 한다. 

주변에서 다양한 소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말 그대로 핸드메이드 하우스와 정원이다. 오래된 가구나 폐목이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유니크한 맛을 가지게 되었다. 

한민족도 손재주가 좋아서 다양한 도자기 문화가 발달했지만 지금은 일본이 상업적으로 더 앞선 느낌이다. 저 멀리 가보면 이탈리아에는 에트루리아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의 많은 유적들을 분석해 볼 때 에트루리아 인들은 금속 분야와 도자기 분야에 비범한 기술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코르토나(Cortona)와 카스티 글리온 피오렌티노(Castiglion Fiorentino), 피아자 산 프란시스코(Piazza San Francesco), 산 코르넬리오 카스텔 세코(San Cornelio-Castelsecco) 등지에 유적지가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간다. 

한국도 도자기 문화를 잘 접하고 그 유물을 잘 살펴볼 수 있는 관광지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에트루리아 인들은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 종교와 정치체제를 가진 민족이었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도 지역마다 지명에 다양한 문화가 스며들어서 내려오고 있다. 먼 과거에 음성에도 독자적인 문화가 있지 않았을까. 

자그마한 카페처럼 꾸며진 저 공간은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많을 듯하다. 공간 안에 공간이 새로 창출되어 있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이곳에 와서 도자기 체험을 하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두었다. 지근거리에 있는 하당초등학교에서는 이 곳을 운영하는 성낙정 씨를 강사로 초빙해서 학생들에게 도자기 빚는 방법을 가르치기도 한다고 한다. 

이 도자기를 토끼라고 볼 수 있을까. 토끼라고 보기에는 사악해 보이고 토끼가 아니라고 보기에는 토끼와 너무 닮아 있다. 누구에게나 맛있는 한 그릇 밥이 위로인 날이 있다. 집밥에서 힘을 얻는 것은 그 속에 담긴 진정성 때문일 것이다. 어떤 사람이 사는 공간에 가면 진정성이 있는지 느낄 때가 있다. 


화려함이나 대단한 것을 향해 나아가는 여행은 금방 지치기 쉽다. 여행의 씨앗은 아름다운 바깥세상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꿈꾸는 내 안에 있다고 한다. 현대인의 안일함에 맞서, 해세는 자신의 모든 감각을 낯선 장소 속에 열어놓고 자신의 몸을 던지는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토가도예 : 충북 음성군 원남면 하초로 50

043-873-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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