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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7. 2019

종교에 대하여

미타사 마애여래입상

전국에 있는 마애여래입상은 참 많이 본 것 같다. 특정 종교를 떠나서 그냥 오래된 유적이나 유물 혹은 옛사람들의 흔적을 찾는 느낌으로 그곳을 찾아간다.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그의 글을 읽다 보면 현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여러 사람이 있다. 그중에 예언자를 쓴 칼릴 지브란도 포함이 된다. 공자나 맹자의 말은 동양적인 관점에서 가르침을 준다면 칼릴 지브란은 조금 현대적인 느낌의 조언을 주는 사람이랄까. 

음성을 대표하는 사찰은 미타사다.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현존하는 사찰의 유물로 보아 고려 말기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며, 임진왜란 때 폐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의 미타사는 1964년 이 폐사에 수덕사의 비구니 명안(明岸)이 중창의 원력(願力)을 세워 1965년 4월 8칸의 당우를 건립하였다. 

고려 말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높이 90㎝의 석조 아미타여래좌상과 미타사 입구에서 서쪽으로 약 700∼800m 지점에 있는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30호로 지정된 높이 230㎝의 마애불이 있다. 이 중 아미타여래좌상은 현몽을 하여 이 절을 중창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기에 마애여래입상을 빼놓고 말할 수가 없다. 

다시 종교 이야기로 돌아가서 칼릴 지브란은 종교에 대해서 말할 때 자신의 일상이야말로 그대들의 사원이자 종교라고 말했다.


"그대들이 신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수수께끼를 풀려고 하지 마십시오. 차라리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그때야 

비로소 그분이 그대 아이들과 함께 노는 모습을 볼 것입니다." - 칼릴 지브란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루고 싶은 것을 위해 신을 찾는다. 신은 스스로를 돕지 않는 자를 돕지 않는다. 자신의 고민을 누군가에게 말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없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특정한 날 그곳을 찾아간다. 그것은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쉽게 도피하고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이다.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 있다. 질문을 받는 사람은 질문을 하는 사람의 수준만큼 대답을 해줄 뿐이라는 말이다. 

마애(磨崖)는 바위에 불상이나 글자, 그림 따위를 새김을 말하며 여래(如來)는 부처를 의미하고 있다. 즉 바위에 불상을 시기는데 부처를 새기고 서 있는 모습이기에 마애여래입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미타사의 마애여래입상은  손가락 하나하나의 동작마저도 세밀하게 표현하려 했던 오른손과 자연스럽게 다리 위에 올려놓은 왼손의 조각 솜씨가 돋보인다. 마애여래입상은 자연 속에 놓여 있는 바위를 다듬어 불상을 새김으로써 불상과 자연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불상을 만들어 자리를 옮기거나 바위를 옮겨와 불상을 만들지 않고 바위가 있는 그 자리에 불상을 새기던 고려시대의 특징이다. 

미타사는 매년 템플 스테이를 하고 있는 곳이다. 템플스테이 또는 산사체험은 한국의 전통사찰에 머물면서 사찰의 일상생활을 체험하고 한국 불교의 전통문화와 수행 정신을 체험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미타사는 한참 본존불을 모시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올해 마무리가 되겠지만 템플스테이도 함께 해보는 것도 좋다. 혼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사찰의 건축, 회화, 공예, 조경 등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도 하고, 사찰 곳곳에 담긴 옛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템플 스테이에 있다. 공양이란 ‘받들고 베푸는’ 일로서 내 입으로 밥 한 술, 반찬 한 입이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연과 수고가 쌓였는지 가슴 깊이 새기는 일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을 공양이라고 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도 돌아보지 못한 상태에서 누군가를 믿으라고 하는 일이 바람직한 행동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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