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r 18. 2019

희망의 자연

서천 문헌서원과 서천도서관

거의 10년 가까이 전에 읽어보았던 책이 한 권 있다. 그 책의 저자는 서천에 가면 자연과 관련된 시설이나 국립 해양생물자원관에서도 그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의 회복력과, 한 종의 마지막 생존자들을 구하려고 때로는 수십 년에 걸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던 사람의 고집과 결의를 보였던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스물여섯 살의 젊은 나이에 위험천만의 아프리카 열대 우림으로 홀로 걸어 들어가 침팬지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제인 구달이다. 

서천 하면 생태와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런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남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생태나 자연과 관련된 책을 찾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인구 성장, 미래를 생각지 않는 생활 방식, 절박한 가난, 줄어드는 수자원, 대기업의 탐욕, 지구 기후 변화는 오래전부터 대두되고 있는 이슈이기도 하다. 

도서관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다.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지방에 있었던 바빌로니아의 고도(古都) 니푸르(Nippur)의 사원에서 3000년에 새겨진 설형문자(楔形文字)의 점토판이 나오기도 했으며 이집트 테베(Thebae)의 카르나크 신전(Karnak神殿, 7세기)에서는 ‘책의 집’을 뜻하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책의 집이라는 이름이 상당히 좋다. 

참 오래간만에 해리포터의 캐릭터를 만나본다. 엠마왓슨이 연기한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해리포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헤르미온느’라는 이름은 오디세이아 에 등장하는 메넬라오스와 헬레네의 딸 헤르 미오네에서 유래하였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아는 것을 뽐내고 지식을 나누는 걸 너무 좋아해서 친구가 별로 없지만 동학년의 학생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마법 능력을 보이는 학생으로 등장하였다. 

드디어 만나보게 된 제인 구달의 희망의 자연이라는 책이다. 일명 침팬지들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지금은 침팬지들이 도구를 사용하며 지능이 높다는 것을 일반적으로 알고 있지만 수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물에 불과했다. 그녀는 침팬지를 따라다니며 그들이 내는 소리, 몸짓, 특징 등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침팬지들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오직 사람만이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뒤엎었다. 

지난여름에 가본 문헌서원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목은 이색이다.  주자 성리학의 대가였던 이색은 1353년 고려의 과거에 합격하면서 관리의 길에 들어선다. 인생 초기에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었던 이색은 고려가 사회의 변화를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문헌서원은 마치 관광지와 같은 느낌을 부여하는 곳이다. 고려에서 관리로 일하던 이색은 1365년 신돈이 참여한 개혁정치로 인해 교육. 과거 제도 개혁의 중심인물로 일을 했으나 신돈이 실각하자 그의 정치 이력은 잠시 침체기를 맞았지만 이성계가 정계 중심으로 등장한 위화도 회군 때 문화 시중으로 임명되었다. 문헌서원은 가정 이곡과 목은 이색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서원으로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한때 폐쇄되기도 하였으나 1969년에 일부를 다시 세우고 2010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하여 매년 제사를 올리고 있다. 


목은 이색은 고려말 원나라의 간섭을 받고 있을 때 원제국의 과거시험을 본 이력이 있다. 원나라의 도읍인 대도에 유학하면서 과거시험에서 수석을 한 것이다. 고려말 최고의 학자로 칭송되었지만 고려말의 변화와 중국과의 변화된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했던 목은 이색이지만 적어도 당시 최고의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급격한 전제개혁에 반대했던 이색은 결국 정도전 등의 상소로 인해 장단으로 유배를 가게 된다. 정도전과의 정치싸움에서 진 이색은 고려 말기의 정치권력에서 멀어지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령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