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동 (波動)

논산 관촉사의 은진미륵

37년이다. 일본이 한반도를 강점한 것이 35년이다. 단 35년만으로 이 땅에 수많은 흔적을 남기고 지금도 여론의 균열을 내고 있다. 그 세월보다 2년 더 걸려서 만든 것이 논산에 있다. 거대한 불상이라는 거불의 은진미륵이 관촉사에 있다. 18미터에 이르는 은진미륵은 바위에 불상을 새기는 작업은 970년에 시작해 1006년에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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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동의 2가지 중요한 특성은 회절과 간섭이다. 파동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주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즉 억지스럽지 않음이 파동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파동이 일어날 때 이때 표면은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고 표면에서의 압축은 물체 내를 물질의 강도에 의해 결정되는 속력으로 계속 전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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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촉사 내부로 들어오면 사찰에서 쉽게 만나는 사천왕이 있다. 보통은 불교를 수호하는 선신. 호법선신이라고도 한다. 금강역사, 사천왕, 팔방천, 십이신장, 십육선신, 이십팔부중 등 불법을 존중하고 옹호하는 모든 천인, 귀신, 용왕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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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실제 힘을 행사하는 것은 결코 권리를 낳지 않으며, 사람이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정당한 권력에 대해서 뿐이라고 한다. 가해 도구에 의해 협박을 당해 죽고 싶지 않아서 지갑을 건넨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이 정당한 의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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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의 관촉사는 오래간만에 온 곳으로 선함과 악함의 파동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사천왕 중 동쪽을 수호하는 이는 지국천왕(持國天王)이 있다. 그는 안민(安民)의 신으로서 수미산 동쪽 중턱의 황금타(黃金埵)에 있는 천궁(天宮)에서 살고 있다. 지국천왕은 선한 자에게 상을 내리고 악한 자에게 벌을 주어 항상 인간을 고루 보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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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은 칠 수는 없지만 만져볼 수는 있다. 청동으로 만든 종에서 나오는 종명(鐘銘)은 지도나 대음은 지극히 높고 깊어서 깨달을 수도 들을 수도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종소리를 통하면 깨달을 수 있고 들을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무릇 쇠로 만든 악기가 여섯이 있는데 모두 종에 속한다. 종(鐘)·순(錞)·탁(鐲)·박(鎛)·요(鐃)·탁(鐸) 등이 그것이다.” - 고금악록 (古今樂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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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관촉사의 은진미륵은 논산을 상징하는 불상이기도 하다. 37년이나 걸려서 만들었기에 더욱더 의미가 있는 불상이다. 오랜 시간을 걸쳐서 만들었기에 1,000년이 훌쩍 넘은 지금에도 우아한 모습으로 자신을 돌아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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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촉사의 은진미륵이 만들어지게 된 시대는 고려 광종 때이다. 광종은 홍도선열평세숙헌의효강혜대성대왕, 弘道宣烈平世肅憲懿孝康惠大成大王이라고 불릴 정도로 공덕이 크다고 칭해져 있다. 광종은 태조 왕건의 넷째 아들로 이름은 소, 자는 일화로 혜종, 정종과는 달리 독자적인 세력 기반을 쌓아 왕권강화에 큰 성과를 거두었고 즉위 초부터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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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내는 등 온건한 덕정(德政)을 펼쳤기에 당시 거대한 불상인 은진미륵을 만드는 것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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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람의 파동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며 번져나간다. 인간은 습관과 성격에 의해 결속되어 공동체가 성립된다. 그렇지만 공동체 내에서 분업이 시작되면 유지되던 평등은 소멸하고 빈곤과 불평등이 나타난다. 이때 약자는 더욱 약해지고 강자는 더욱 강해진다. 소수의 강자를 위해 약자는 빈곤에 예속되는 것이 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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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서 어깨까지는 11.62미터, 어깨에서 보관까지 4.07미터, 보관 높이 2.43미터, 귀길이 1.8미터, 입 1.06미터의 은진미륵은 얼굴은 이마가 좁고 턱이 넓은 역 제형(사다리꼴)으로 눈이 옆으로 길게 돌아갔고 코, 입, 귀는 모두 크고 토속적인 느낌이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석불로서,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218호로 지정․관리되어 오다가, 이번에 고려시대 신앙과 불교조각사에 있어서의 위상을 재평가받아 국보로 승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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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루소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불평등하다는 것이 자명하다고 여겨진 프랑스의 왕정 시대에 살았다. 그가 가진 인간에 대한 연민의 정은 서서히 퍼져나갔다. 고려왕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당대 뛰어난 조각장이 참여하여 제작된 은진미륵은 고려 광종이 노비 안검(按檢)하여 양민으로 만들었던 그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니었을까. 논산의 평야지대의 그리 높지 않은 언덕에 우뚝 서있어 들녘에서 일하는 농부나 길을 가는 행인들도 쉽게 볼 수 있던 은진미륵의 손 모양은 중품중생인(中品中生人)은 아미타여래와 많은 권속, 중품하생인(中品下生人)은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왕생인들을 영접한다고 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같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극락에는 선한 사람들의 파동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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