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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28. 2019

벼슬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다. 

크지 않은 땅에 참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최근에 장관 후보자와 청문회를 보면 전정권과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게 된다. 굳이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하고 50보 도망간 사람들이 지금의 장관들이라면 100보쯤 도망간 사람들이 전 정권의 장관 임명자랄까. 장관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벼슬한다고 할 수 있다. 사회 신분이나 경제적 부(富)가 관직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사회에서 한국인들이 벼슬을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벼슬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잘 다스리고 주변 사람들을 잘 정리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정치인과 거리가 있다. 정치인과 결탁된 사람들은 그냥 사리사욕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다가 그 자리에 오를 뿐이다. 그러니 깨끗할 수가 없다. 부동산 투기는 기본이고 손이 안으로 굽어도 너무 굽은 사람들의 생활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진보(진보의 의미를 잘 모르는 사람들)와 보수(보수가 좋은 것인지도 모르는 사람들) 든 간에 똑같다. 


벼슬은 나이나 출신학교, 돈에 좌지우지되서는 안 된다. 질서와 순서에서 어떤 조건만 우선시 된다면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조건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갈등만 낳을 뿐이다. 자연스럽지 않은 인사는 결국 문제를 만들고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구실만 줄 뿐이다. 조금 덜 때가 묻은 사람은 많이 때가 묻은 사람보다 괜찮은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 국민을 위한 생각이 있는 사람을 고르는 눈이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까울 뿐이다. 성주에서 태어난 대학자 한강은 과거를 보러 상경했으나, 온갖 비리가 횡행하는 과거장을 보고는 그대로 낙향해 학문에 전념했다.


결론적으로 한국에 사람은 없지 않다. 이득에 부합하는 정직한 사람이 주변에 없을 뿐이다. 


學不必博 要之有用 仕不必達 要之無愧 (학문은 꼭 넓어야 할 필요가 없으나 요컨대 쓸모가 있어야 하고, 벼슬은 꼭 영달해야 할 필요가 없으니 요컨대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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