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pr 07. 2019

긴장과 이완

사천 선진리성을 걷다. 

과실수에 꽃이 열리는 계절이 왔다. 언제나 긴장의 끈을 꽉 붙잡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잘 사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주변에 불면증으로 잠을 못 자는 지인들이 있다. 사람의 몸은 일정한 패턴을 기억한다. 패턴이 무너지면 인간의 시스템은 언제 몸을 쉬게 만들어주어야 할지에 대해 적당한 신호를 보내지 못하게 된다. 가장 쉽게 운동을 하는 방법으로 빠르게 걷기가 있다. 이번에는 사천의 선진리성을 걸어보았다. 

조금 일찍 와서 만개한 선진리성의 벚꽃을 만나보지는 못했다. 사천에서 대표적으로 만나볼 비경은 실안 낙조, 남일대 코끼리바위, 와룡산 철쭉, 사천읍성 명월 등이 있다. 

선진리성을 빠르게 걷기로 돌아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태어날 때부터 정신적으로 강한 사람은 없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언제까지 강인한 정신을 유지하는 사람도 없다. 정신적인 강인함은 일반적인 대담성을 무관해서 특별한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모든 일을 해야 할 때는 과거의 경험과 열심히 준비했던 것을 되살리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사천에 와서 먹어본 것이 무엇이 있을까. 물회, 냉면, 도다리 쑥국 정도다. 그것 외에도 백합죽, 물메기탕, 복국, 해물탕, 해물정식 등이 유명한 곳이 사천이다. 맛을 생각하며 지역을 여행하는 것도 삶의 원동력을 조금씩 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으며 수많은 백성이 죽어가던 참혹함을 기억하는 곳이 선진리성이다. 그리고 왜군들은 이곳에 벚꽃을 심었다. 선진리성 벚꽃의 화사함은 흩날리는 꽃잎에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과거의 상처가 같이 스며들어 있다. 

한국에 왜군이 전투를 위해 쌓아 놓은 왜성은 많이 있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없어졌다. 사천 선진리성은 선진리 왜성이라고도 부른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의 본거지인 부산포를 공격한 이순신(李舜臣)을 비롯한 조선 수군의 활약과 각지 의병의 봉기, 명군의 참전으로 일본군은 한강 이남으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근거지 확보를 위하여 1593년(선조 26) 5월경에는 경상도 서생포에서 거제도에 이르기까지 왜성을 축조하였다. 

벚꽃축제가 열리는 곳은 대부분은 규모를 자랑한다. 벚꽃나무 하나만 피는 곳보다 길가나 공간에 가득하게 피어 있는 벚꽃을 보려고 사람들은 간다. 그런데 보는 이가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홀로 피어 있는 꽃이 더 아름다워 보일 때가 있다. 올해도 꽃을 피우듯이 사람의 일생이란 옛날에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어떤 발걸음으로 걸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선진리성에서도 보듯이 왜성의 특징은 입지적으로 선박의 출입이 편리한 강이나 바다에서 500m 이내의 거리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독립된 구릉을 택하여 축성하였다. 그 외곽에 각종 해자[空堀]를 배치함으로써 한 개의 성이 수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독립적인 방어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선진리성과 같이 중심부의 성벽은 대부분 석축으로 축조하였으며  성벽은 각이 지게 굴곡을 많이 주어 측면 방어에 용이하게 하였다. 잔존 석축의 높이는 대개 3~10m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정유재란 때 왜장 시마즈가 수비하고 있었으며 이 성의 앞바다는  1592년 5월 29일 이순신(李舜臣)이 거북선을 실전에 사용하여 일본 수군을 섬멸한 사천양해전(泗川洋海戰)가 있었다. 

사천의 와룡문화제가 열리는 계절은 봄이 왔다. 사천시와 사천 문화재단은 이번 와룡문화제를 ▲시민이 참여하는 축제 ▲문화관광축제로서의 도약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시민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한다.  올해의 축제는 '시민의 화합, 와룡산과 고려 현종의 고향(풍패지향)이라는 문화적 공감대 형성'이 슬로건이다. 


사천 와룡문화제 2019

기간 : 2019.04.26(금) ~ 2019.04.28(일)

장소 : 경남 사천시청광장

요금 : 무료

매거진의 이전글 빠른 인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