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pr 12. 2019

추모 (追慕)

계백과 사육신을 추모하는 충곡서원

나라를 지키기 위해 혹은 신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나 누군가의 외면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을 잊지 않는 방법이 추모하는 것이다. 과거 사람만 추모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추모는 많은 사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논산의 계백장군의 혼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성삼문의 묘가 있기에 사육신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계백(階伯)과 박팽년(朴彭年)·성삼문(成三問)·이개(李塏)·유성원(柳誠源)·하위지(河緯地)·유응부(兪應孚) 등 사육신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1688년(숙종 14)에 지방유림의 공의로 창건된 곳이 충곡 서원이다. 

충곡 서원은 경내의 건물로는 3칸의 사우(祠宇), 중앙의 신문(神門)과 양옆의 협문(夾門)으로 된 내삼문(內三門), 각 3칸의 동재(東齋)·서재(西齋), 성삼문의 유허비(遺墟碑), 정문(旌門) 등이 남아 있다. 사우에는 계백을 주벽(主壁)으로 하여 17현인 박팽년(朴彭年)·성삼문(成三問)·이개(李塏)·유성원(柳誠源)·하위지(河緯地)·유응부(兪應孚) 이현동(李賢童)·박증(朴增)·김 정망(金廷望)·김익겸(金益兼)·김홍익(金弘益)·이민진(李敏進)·김만중(金萬重)·박종(朴種)·조병 시(趙秉始)·김자빈(金自殯)·이학순(李學純)이 모셔져 있다. 

추모는 어떤 사람을 기리는 것과 연관이 되어 있다.  이 세상에 없지만 깨달음의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은 역사다. 훌륭한 일이나 사람을 기억하여 받드는 것. 또는 그런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기리다'라고 한다. 자신이 존경하는 위인을 '기리며'그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려고 하는 것이다. 

계백장군의 묘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무척이나 한적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다. 죽어서야 충신이 될 수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추모하면서 내려오고 있다. 

나이를 먹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어느 한 시기에 달성해야 할 무엇인가를 하지 않은 채 그 나이에 도달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강박관념이 가끔 올 때가 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면 가까운 곳의 한적한 여행지라도 떠나보는 것이 좋다. 

이곳에 모셔진 사람들의 면면을 봐도 다 알려진 인물들이다. 백제의 마지막을 지켰던 계백뿐만 아니라 단종 복위 운동의 사육신, 구운몽의 저자 김만중, 일제에 항거하다가 음독자살한 매천 이학순 등 논산 지방 10개의 서원중 제일 많은 사람을 모시고 있는 곳이다. 

봄꽃이 만개할 때 전국의 서원이나 향교 등에서는 춘향제가 열린다. 춘향제는 음력 3월 초정일에 하는데 십간은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이고, 십이지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이다. 음력으로 표시되어있는 일력을 보면 앞에 정(丁)이 들어가는 날이 있는데, 매월초에 음력으로 정(丁)이 들어있는 날에 제사를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 3월의 1일이  정유(丁酉), 11일이 정미(丁未), 21일이 정사(丁巳), 31일이 정묘(丁卯)로 정이 들어가니 3월에는 정이 들어간 날이 4일이나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녀감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