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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3. 2019

선바위

농암 지동리 선바위

"누구에게나 별은 있지요. 하지만 다 똑같은 별은 아녜요.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 별은 길잡이예요. 어떤 사람들에게 작은 빛에 지나지 않고요. 학자에게 별은 문젯거리겠지요. 내가 만난 상인한텐 별은 돈이고요. 그러나 별은 말이 없어요. 아저씨는 그런 사람들하고 다른 별을 갖게 될 거예요......" - 어린 왕자 중


우연하게 집의 책장에서 옛날에 사두었던 어린 왕자 영문/한글판을 발견했다. 어린 왕자가 어른에게 별을 언급하면서 했던 말이다. 그 어른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며 재차 물어본다. 어떤 사물이라는 것은 보는 방향과 생각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그건 그 사람의 능력이다. 


상주에서 넘어오는 길목에 바위가 서있다. 사실 별생각 없이 지나가면 그냥 거기 서 있는 바위일 뿐이다. 꽤나 큰 바위가 우뚝 서 있을 뿐이다. 선사시대에는 바위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계곡과 산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문경에서 큰 바위가 유독 많다. 말바위, 농바우, 범바위, 이 선바위까지 영험한 바위가 많다고 한다. 일찍부터 사람들이 많이 살아왔기에 이렇게 큰 바위로 지역을 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칠봉산 아래에 지동리와 선곡리 사이의 경계에는 두 기의 선돌이 자리하고 있다. 신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에 걸쳐서 만들어진 선돌은 생활유산이나 신앙의 대상으로 여겨왔다. 어떤 이에게는 신앙의 대상이지만 지질학자에게는 시대를 연구해볼 만 대상이며 이곳을 지나쳐서 올라가는 상인에게는 이정표가 되어주기도 한다. 

원래 세워져 있었지만 숱한 세월이 지나가면서 바위는 묻혀 있었다고 한다. 4년 전 이 지역 마을 사람들은 선돌을 다시 일으켜 세움으로 유적지 복원과 새로운 명소가 되기를 기원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길을 지나는 모든 이들의 안녕과 행운이 함께하는 공간이 되길 기원하는 것이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아들을 못 낳는 부녀자가 기도를 드리면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서 있는 바위인 선바위 그리고 멀지 않은 서남쪽 산 위에 있는 바위인 사선 바우(四仙岩)가 있다. 넓고 편편한데 옛날에 신선 네 사람이 바둑을 두었다고 하는 바위이다. 그 바위 아래로 내려오면 은선대(隱仙臺)가 있는데 사선 바우 밑에 있는 대(臺)이다. 높이 4m의 폭포가 소(沼)를 이루고 수목이 울창하여 경치가 아름다워 신선이 숨어 살았다는 곳이다. 바위의 생김새도 다르고 부여된 의미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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