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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

김해의 맛보고 김해향교 탐방하기

곰곰이 생각해보면 서양의 음식문화는 주로 접시에 있고 동양권의 음식문화는 그릇에 있다. 펼쳐서 먹는 것이 익숙한 서양과 담아서 먹는 것이 익숙한 것이 바로 동양이다. 한 그릇에 무엇이 담기느냐에 따라 지역의 맛이 갈린다. 어떤 지역은 국밥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지역은 냉면, 혹은 국수, 덮밥 등이 될 수 있다. 한은 그냥 단위로 하나를 의미한다. 그리고 하나의 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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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에는 유명한 국수집들이 많은데 하나같이 대동할매국수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모 TV 프로에서도 나왔지만 대부분의 국수집들이 대도시에 먹던 맛과는 조금 다르다. 담백하지만 맛을 양보하지 않은 그런 국수의 맛을 만들어냈다. 대동에 할머니들이 많이 살아서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조금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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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는 이렇게 내놓는다. 면을 익힌 다음 바로 건져내서 차가운 물에 식힌 다음 기본양념과 야채, 깨 등을 얹어서 나오면 나머지 재료는 먹고 싶은 사람이 육수의 양과 나머지 재료를 어떻게 얹어서 먹느냐에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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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멸치와 대파, 양파 등을 넣어서 끓인 육수를 부어본다. 적당하게 넣으면 된다. 자작하게 먹고 싶은 사람은 조금만 넣고 양념을 더 첨부하면 비빔국수가 되고 일반 잔치국수는 육수를 많이 넣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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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비주얼을 만들었다. 어찌나 필자가 요리를 잘하는지 기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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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의 맛이 상당히 좋다. 과하지도 않고 밋밋하지 않은 맛있는 국수의 재탄생이다. 남자라면 반드시 곱빼기를 시켜야 한다. 곱빼기가 일반 잔치국수의 기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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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종류의 음식 중 국수 맛이 으뜸이다(食味十餘品而麪食爲先)이라는 내용이 고려사에 나올 정도면 국수가 얼마나 오랜 시간 우리 식단에서 중요시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 국수 문화는 일본의 라멘이나 베트남의 쌀국수와 필적할만한 한국의 식문화이다.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에 단순히 고급화가 아니라 김해 같은 맛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국수를 먹고 나니 열무김치가 만들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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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한그릇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김해에 자리한 김해향교를 찾아서 올라가 본다. 김해향교는 1408년(태종 8)에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창건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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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향교는 1693년 부사 이하정(李夏禎)이 명륜당과 남루(南樓)를 중건하였으며, 1769년(영조 45) 화재로 소실되자 이듬해 재건한 이곳의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성전 6칸, 명륜당 8칸, 서무·내삼문·동재·서재·남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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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면서도 한적하게 돌아볼 수 있는 곳으로 접근성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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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서 보면 친밀하고 솔직한 인간에게 의지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한다면 언젠가 자신도 의지할 값어치 있는 사람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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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향교는 1904년에는 군수 이근홍(李根洪)이 중수하였고, 1972년 대성전·명륜당·삼문(三門)을, 1975년 서무(西廡)를 보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선비란 한마음으로 곰곰이 생각하고 상냥하다면 선비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 벗에게는 한마음으로 곰곰이 생각하고 형제에게는 상냥하고 부드러운 사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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