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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1. 2019

마음을 실현하는 일

상주 상현리 반송

소나무의 한 종류인 반송은 유독 멋스럽게 세월을 흘러내며 자란다. 전국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나무중에 반송이 유독 많다. 상주시의 상현리에는 반송이 있는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면서 수령은 500년을 훌쩍 넘었다. 옛날에는 이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가 산다고 하여 이 곳에 접근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독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마음이 넓어지는 느낌을 받게 하는 곳이다. 


상주 상현리 반송을 만나러 가는 길에 복사꽃이 만개했다. 복사나무는 중국 서북부의 황하 상류 고산지대가 원산지이다. 복숭아라는 맛있는 과일은 세월이 지나면서 사람뿐만 아니라 차츰 신선이 먹는 선과(仙果)로 품격이 올라갔는데 서유기에서는 손오공이 훔쳐먹은 과일로 등장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건강에는 도움이 되는 듯하다. 병마를 쫓아내는 선약(仙藥)의 나무이며 고대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서왕모(西王母)는 곤륜산에 사는 신선인데 3천 년에 한 번씩 열리는 천도복숭아 일곱 개를 선물로 가져가 서로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복사나무에 핀 꽃에 취하다가 오니 상현리에 있는 반송에 도달하였다. 자신의 마음을 남김없이 실현하는 자는 자신의 본성을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오래전에 설화로 이곳에 이무기가 있었다는 것은 조금은 특이한 사람이 거주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해보게 한다. 

녹음도 짙게 드리우기 시작하니 풍광이 너무 좋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해 못할 것도 있다. 우리나라에 전해져 설날, 입춘, 단오에 도부를 걸거나 복사나무 그림을 그려 붙였는데 울루와 신다가 지키지 않는 복사나무는 못된 귀신의 소굴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옛 풍습으로 집 안에는 복사나무를 심지 않았다.

마음을 실현하는 일은 어렵다. 상현리 반송에는 이무기가 산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나무가 신성해서 솔잎조차 주어 가면 안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주변에 다른 나무가 없어서 상현리 반송의 솔잎은 유일한 나무의 거름이 된다. 즉 현명하게 설화를 만들어서 상현리 반송을 지금까지 있게 한 셈이다.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그리고 꽃을 피우는 나무도 수명이 있다. 수명이 없는 생명체가 없듯이 지금을 잘 살고 마음을 실현하는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일 듯하다. 분홍색에 흰색이 어우러진 꽃잎과 안에서 나온 수술이 가을에 영글을 열매를 미리 예고하는 것처럼 보인다. 무언가를 노력해야 나중에 결실이 오는 것이라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며 인간이 배워야 할 법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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